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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소 새 시스템 도입후 첫 전산사고…안정성 우려

(서울=연합뉴스) 윤지현 기자 = 10일 유가증권시장의 장 종료 상황이 지연 송출되는 사고가 나면서 한국거래소의 전산관리 능력에 대한 우려가 다시 불거졌다.

이번 사고는 거래소의 새로운 시장거래시스템인 '엑스추어플러스(EXTURE+)'가 도입된 이후 처음으로 발생한 것이어서 새 시스템의 안정성에 대한 믿음도 흔들리고 있다.

이날 코스피 종가는 장 마감 시각인 3시 이후 21분이 지나서야 전날보다 9.66포인트(0.48%) 오른 2,008.61로 집계됐다.

거래소 관계자는 "체결은 정상 마감됐으나 마감 정보를 송출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긴 것"이라며 "종가가 바뀌거나 투자자의 금전적 손실이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시호가 단일가 매매 시간인 오후 2시 50분부터 3시 사이에 체결된 거래를 한꺼번에 처리하는 과정에서 송출이 지연됐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거래소가 장 마감 시간 이후 10분이 지나도록 장 종료가 지연된 사실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 관계자는 "내부 시스템상으로는 정상 종료됐다"며 거래소 쪽 문제가 아니라고 말했다가 뒤늦게 문제를 인지하고서야 대응에 나섰다.

더구나 이번 사고는 지난달 3일 엑스추어플러스 도입 이후 첫 전산사고다. 가동한 지 한 달 여만에 사고가 났으니 업계의 불안감은 커질 수밖에 없다.

익명을 요청한 업계 관계자는 "새 시스템이 도입되면서 안정성이 높아질 줄 알았는데 또다시 사고가 터졌다"며 실망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거래소 측은 "엑스추어플러스에서 매매 체결이 이뤄지는 만큼 이번 사고와 무관하다고 볼 수는 없지만 정확히 따지자면 시스템 자체가 아닌 '연결고리'에서 발생한 문제"라고 반박했다.

거래소에서 장 종료가 지연되는 사고가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1년 6월에는 전산 장애로 코스닥지수 종가가 장 마감 이후 49분이 지나도록 산정되지 않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에는 종가지수 산출을 위한 마감 작업 중 일부 종목에 대기 현상이 발생해 동시호가 주문체결이 지연됐다.

거래소 통합 이전인 2007년에는 증권선물거래소에서 전산 사고가 발생해 코스닥시장이 1시간 30분 늦게 종료되기도 했다.

이때도 특정 종목의 종가 매매 물량 일부에 대한 거래 체결이 늦어지면서 코스닥지수의 종가 산출과 장 종료가 늦어졌다.

이번 사고는 체결 지연이 아니라 송출과정에서 생긴 문제라지만 거래소의 전산 관리 능력에는 또다시 큰 흠집이 났다.

지난해 이후 거래소에서 전산 사고가 발생한 것은 이번이 벌써 다섯 번째다.

가장 최근에는 지난 2월 14일 국채 3년물 거래가 2시간 가까이 중단되는 사고가 났다. 당시 사고는 엑스추어플러스를 모의 운영하는 상황에서 발생해 회원사들을 불안에 떨게 했다.

지난해에는 연이틀 전산장애가 발생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져 금융감독원이 한국거래소에 대해 허술한 전산관리를 이유로 '기관주의' 조치를 내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