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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언 사체・신분 확인, 부패 때문에 오래 걸려

세월호 참사의 장본인으로 지목돼 수사당국의 대대적인 추적을 받아 온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이 한달 열흘 전에 발견된 변사체와 동일인임이 밝혀짐에 따라 시신 확인에 왜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렸는지에 대한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22일 검찰과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12일 전남 순천에서 변사체를 발견한 경찰은 시신이 심각하게 부패됨에 따라 다음날 머리카락과 대퇴부뼈를 국과수에 보내 유전자 감정을 의뢰했다.

두 샘플 중 대퇴부뼈의 유전자 정보가 검경이 유씨의 것으로 추정하고 확보해 놓은 유전자와 일치했고 형 병일씨와 같은 부모를 가진 사실이 확인됐다.

경찰은 신원 확인이 한달 이상 걸린 이유에 대해 "대퇴부뼈를 통해 유전자를 분석하면 보통 그정도 시간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특히 유전자의 부분인 미토콘드리아를 분석하는데 더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머리카락을 통한 신원 확인은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머리카락의 모근이 살아 있어야 하는데 부패가 심해 모근이 상했다면 유전자 분석을 할 수 없다.

이에 대해 한 법의학 전문가는 "유전자를 분석할 때 검사 항목이 여러개가 있을 수 있는데 미토콘드리아는 그중 하나일 뿐"이라며 "미토콘드리아는 오래된 시료에서도 검사가 잘 되는 특징이 있지만 '이 사람이다'라고 단정하기에는 조금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부패가 많이 진행된 변사자의 유전자 정보를 분석할 때는 보통 성공률이 좋은 뼈를 이용하고 있는데 뼈는 전처리 과정이 필요해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고 말했다.

순천 경찰은 유병언으로 추정되는 변사체의 오른쪽 손가락에서 채취한 DNA에 대해, 변사체 발견 이후 꾸준히 부패와 건조가 진행된 '나뭇가지처럼 변한' 변사체의 손가락에서 지문을 복원하려는 노력을 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두 차례 지문 복원을 하고 두손놓은 경찰은 22일 새벽 변사체가 유병언으로 추정된다는 소식에 다시 지문복원을 시도, 1시간여 만에 변사체의 오른손 집게손가락에서 지문의 융선을 복원, 유 전 회장과 일치함을 밝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