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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와 기아차등 완성차업체들은 올해 자동차를 더 많이 팔았음에도 환율 하락의 직격탄을 맞으며 2분기에 모두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어느 정도 예견됐던 일이기는 하지만, 실적 악화의 폭은 예상보다 더 컸다.
특히 기아차가 25일 발표한 2분기 실적은 '어닝 쇼크' 수준이다.
기아차는 내수시장에서 고전에 더해 주요 수출국인 러시아의 루블화 가치 하락이라는 악재까지 겹쳤다. 지난달 러시아에서 현지업체인 아브토바즈에 이어 판매실적 2위를 기록했으나 우크라이나 사태 여파로 루블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현지 매출과 이익을 원화로 환산하는 과정에서 손해를 본 것이다.
이에 기아차 재경본부장은 25일 "상반기에는 내수 판매가 다소 부진했지만 선진 시장과 중국의 판매가 늘어나는 등 해외 판매가 호조를 보이며 전체 판매가 작년 같은 기간보다 늘고, 판촉비도 줄어드는 등 경영 효율화를 통해 원화 강세에 따른 손실을 일부 만회할 수 있었다"며 "하반기에도 비상계획 가동으로 경영 효율화를 꾀하며 사업 목표 달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비상계획에는 불필요한 사업 비용 절감, 생산·판매 부문의 생산성과 효율성 제고 등 기업 체질 강화는 물론 '제값 받기'를 통한 내실 경영 등이 모두 망라됐다는 게 기아차측의 설명이다.
현대차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도 2조872억원을 겨우 2조원대를 턱걸이했다. 작년 2분기보다는 13.3% 급감한 수치다. 문제는 하반기 실적 전망 역시 어둡다는 점이다. 증권가는 현대·기아차의 2분기 실적 발표 이후하반기 실적 전망치도 줄줄이 낮추고 있다.
동부증권은 현대차의 올해 연간 매출액 추정치를 89조원으로 종전보다 1.5% 내리고 영업이익도 7조9천억원으로 2.9% 하향조정했다.
하반기에도 원화 강세 기조가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데다 글로벌 업체간 경쟁 심화, 신흥시장 경기 침체, 국에서는 소비심리 위축과 수입차 공세 등 국내외 경영환경을 둘러싼 악재가 산적한 탓이다.
특히 통상임금을 둘러싼 노조의 파업 리스크도 올 하반기 최대 변수로 꼽힌다. 현대차는 '법원 판결을 기다리겠다'는 입장이지만, 만약 노조의 요구대로 통상임금의 범위가 확대될 경우 실적에도 장기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