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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언 핵심조력자 '김엄마' 자수, 진실 밝힐까…남은 건 '양회정'

28일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의 도피를 총괄 지휘한 혐의를 받는 핵심 조력자인 일명 '김엄마' 김명숙(59·여)씨가 자수하였다.

유 회장의 운전기사로 알려진 유희자씨도 이날 김씨와 함께 검찰에 자수했지만 남편인 양씨는 여전히 검경의 추적을 따돌린 채 행방을 감추고 있는 상태이며, 양회정씨 등 미검자 추적은 서울지방경찰청 등 5개 지방청에서 계속 담당할 예정이다.

김씨는 오래전부터 금수원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했으며 평소 대규모 집회가 열리는 주말마다 금수원 내에서 신도들에게 밥을 지어주는 등 구원파의 대모 역할을 해왔다.

검찰은 김씨가 금수원 내에서 도피자금 모금, 은신처 마련, 도피조 인력 배치, 검·경 동향파악 등 유씨의 도피공작과 관련한 모든 일을 구원파 신도들에게 지시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검찰은 김씨 조사 과정에서 유씨의 사망 전 마지막 행적을 파악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김씨는 '제2의 김엄마'로 불린 구원파 신도 김모(58·여·구속기소)씨와 함께 지난 5월까지 금수원과 유씨가 은신한 송치재 휴게소 별장 '숲속의 추억'을 자주 왕래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이때 유씨를 위해 유기농 먹거리를 차량으로 운반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5월 25일까지 '순천 핵심 도피조' 양씨로부터 수시로 전화 보고를 받은 것도 김씨였다.

김씨는 이후에도 순천 지역 도피조와 접촉하거나 연락했을 가능성이 큰 만큼 유씨의 '최후 행적'을 알고 있을 핵심 인물로 꼽힌다.

검찰은 이날 김씨를 상대로 유씨와 언제 마지막으로 만났거나 연락했는지, 순천 별장 이후 제2의 은신처를 마련했거나 만남을 위한 연락방법을 사전에 조율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김씨 등이 오늘 오전 자수해 현재 조사가 많이 진행되지 않았다"며 "유씨의 행적과 관련한 조사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유씨가 검찰 압수수색 당시 별장 내 은신공간에 숨었다가 휴대전화도 지니지 않은 채 혼자 빠져나간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김씨마저도 별장 이후 유씨의 행적은 모를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유씨가 죽음에 이르게 된 마지막 며칠 동안의 이동경로와 사인 등은 영원히 미궁에 빠질 수도 있다. 유병언의 행적과 사인을 규명하려면 마지막까지 유 씨와 함께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운전기사 양회정 씨의 이야기를 들어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