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온·직사광선 바이러스 생존률 낮춰"...확대 해석은 경계
무더워진 날씨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바이러스의 감염 확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10일 방역 당국에 따르면 국내에 퍼진 메르스 바이러스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유행한 것과 유전적으로 99% 이상 일치한다.
첫 확진 환자와 14번 환자가 '슈퍼 전파자'로서 각각 수십 명을 전염시키자 한 때 바이러스 변이 여부에 관심이 집중됐다.
하지만, 방역 당국은 국내외 연구기관과 2번 환자의 검체를 분리 배양해 유전자 염기 서열을 분석한 결과 변이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방역 당국은 국내에서 유독 메르스가 빠르게 확산하는 이유로 바이러스가 생존하기 유리한 기후 조건을 들었다.
송대섭 고려대 약대 교수는 6일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 브리핑에서 "원론적인 의미에서 사우디아라비아 기후보다 국내 기후가 바이러스 생존에 유리하다"고 말했다.
송 교수는 "습도가 높아지면 생존력이 떨어진다"며 "건조한 경우 온도가 높고 직사광선이 있어도 생존력이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논리에 따르면 적당히 따듯하고 건조한 5월말~6월초 날씨는 메르스 확산에 최적 환경을 제공했을 수 있다.
아울러 기온이 더 오르고 직사광선이 내리쬐는 7월이나 장맛비가 내리는 8월에는 바이러스 감염력이 주춤할 수 있다.
다만, 방역 당국은 국내 기후가 메르스 감염 확산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는 시각을 경계했다.
김우주 대한감염학회 이사장은 "메르스는 지역사회가 아닌 병원 내 감염으로 전파되고 있어 기후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바이러스를 많이 배출하는 환자가 밀폐된 공간에서 여러 사람을 접촉한 결과로 이해하는 것이 낫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