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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 그의 성공은 개인의 영광에 그치지 않았기에 더욱 의미가 있었다

가수 싸이의 새 앨범이 8개 음원차트 정상을 '올킬'했다.

1일 0시 공개된 7집 '칠집싸이다 '의 더블 타이틀곡 '나팔바지'와 '대디'(DADDY)는 이날 오전 멜론, 지니, 올레뮤직, 엠넷닷컴, 네이버뮤직, 몽키3, 소리바다 등 7개 음원차트 1·2위를 휩쓸었다. 또 고(故) 신해철의 추모곡인 수록곡 '드림'(Dream)까지 벅스 1위에 올라 총 8개 차트를 점령했다. '국제가수'란 수식어에 걸맞게 미국 빌보드, 퓨즈TV, MTV, 롤링스톤, 영국 BBC 등 해외 매체도 싸이의 컴백 소식을 집중 조명했다.

그를 '스타덤'에 올려놓은 '강남 스타일'은 유튜브 업로드 한 달 만에 트위터상 멘션(언급)이 하루 1만 2,568건 까지 상승했으며, 공개 두 달째인 9 월 18 일 공식 조회수가 2 억 2 천만을 돌파했다. 싸이의 뮤직비디오가 화제를 모으며, 헐리우드 유명 연예인들(케이티 페리, 브리트니 스피어스, 탐 크루즈 등)이 자신들의 트위터를 통해 언급을 하였고, 저스틴 비버의 매니저인 스쿠터 브라운의 눈에 띄게 되어, 정식 계약을 하기에 이르렀다.

이어 미국의 최대 유료 음원유통사인 아이튠즈 종합 싱글 차트에서 1 위, 영국 아이튠즈에서도 1 위를 하는 기염을 토했다. 빌보드 비즈에 따르면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빌보드 최신 차트(9 월 29 일자)의 싱글 메인 차트인 "핫 100"에서 첫째 주 64 위, 둘째 주 11 위, 그 후 2 위를 7 주 동안 유지했다. 만 이는 한국 가수 역사상 최고 순위이며, 아시아권에서는 2 번째에 빛나는 대기록이었다.

싸이의 성공은 개인의 영광에 그치지 않았다

이 같은 놀라운 성공은 싸이 개인에게는 물론, 국가 경제적 편익을 낳는다. 싸이의 성공은 관광과 문화콘텐츠, 한국기 업에 기여하고 있다. 관광의 경우, 지난해 10월 10일부터 2주간 VisitKorea 외국인 회원들을 대상으로 한 한국관광공사 온라인 설문조사에 서 77개국 1천556명의 외국인들 중 '강남스타일'을 접 한 외국인 91%가 한국을 가보고 싶다고 응답하였으며, 세계 70억 인구 6분의 1이 넘는 14억명이 상의 유튜브를 통해 강남스타일과 접속한 사람 중 90% 수준에 해당하는 10억명 이상이 강남구를 방문하고 싶은 것으로 나타나는 등 강남스타일로 인한 파급효과가 상당했다. 또한, 젠틀맨의 뮤 직비디오 촬영지로 화제가 된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파르나스는 엘리베이터, 연회장, 복도 등 의 촬영장소에 한류팬들의 발길이 이어지며 관광명소가 됐다.

당시 영국의 유력 매체 BBC는 "한국이 이제 문화수출국이 됐다. 음악, 드라마, 음식 등의 문화 콘텐츠 로 경제적 효과를 누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특히 BBC는 싸이의 역할을 함께 이야기했다. BBC 한 기자는 "K팝이 아시아에서만 영향력을 가졌다면 이제는 싸이를 통해 미국, 유럽 등 외국 에서도 통한다는 사실이 입증됐다"고 전했다. 또한 한국이 한류 톱스타들을 모델로 하는 마케팅 전략을 통해 한류에 관심을 갖는 외국 소비자들 유치하는 데 큰 효과를 내고 있다고 전했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양교육원 교수는 "강남스타일이 K-POP 시장 전체에 끼칠 영향을 고려하면 경제적 파급 효과는 1조 원 이상의 가치가 있다"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싸이의 성공이 기존 연예제작사들이 K팝 가수를 육성하던 시스템과 달리 '시장형 탐험'의 성공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기존의 제작사가 연예인을 키우기 위해 투자비용이 많이 드는 '육성형 탐험' 대신 유튜브 등 시장에서 활동하는 스타를 스카우트 해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성공한 최초의 사례가 된 것이다.

엔터 산업이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계기

국내 가요 기획사들은 싸이의 미국 진출이 기존의 방식과 전혀 다르다는 점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한 가요기획사 대표는 "미국에서도 전통적인 프로모션 방식을 따르지 않고 유튜브와 SNS로만 성공한 경우는 드물다"며 "K-POP 해외 진출의 틀을 뒤바꿀 정도는 아니지만 새로운 방식을 개척했다는 점, 미국 대중이 인지하는 KPOP의 카테고리를 확장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아이돌 그룹에 국한되었던 K-POP 수출 방식이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산업정책연구원은 2012년국가브랜드 가치 상승에 가장 많은 기여한 인물로 싸이를 선정했다. 또한 삼성경제연구소는 대통령 직속 국가브랜드 위원회와 공동 개발한 모델로 국가브랜드 지수 를 조사한 결과 "2012년 한국의 국가브랜드 순위가 13위로 전년보다 2계단 상승했다"고 밝혔다. 세부 순위를 보면 특히 한국은 유명인 분야에서 7위, 현대문화 분야에서 8위를 기록하며 높은 순위를 나타냈다. 연구소 측은 "'강남스타일'의 싸이뿐 아니라 K팝 스타들 이 현대문화를 홍보하는 유명인이 된 것"이라고 상승 요인을 설명했다.

강남 스타일 히트 후 후속곡인 '젠틀맨' '행오버' 등이 기대만큼의 히트를 치지 못했다는 점에서, 싸이가 '원 히트 원더' 가수로 끝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싸이에 대한 세계의 관심 덕에, 한국이 전자제품만 잘 만들던 신흥국에서, 문화적으로도 성숙한 '쿨한' 나라로 재평가받게 되었다는 점은 의미가 있다. 앞으로도 한국의 '소프트 파워'가 세계를 무대로 활발히 활동하길 기대한다. 

 

- 싸이의 신곡 '나팔 바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