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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니트족, 대학 졸업 유예자가 더 좋은 직장에 취직한다?

'니트족'(NEET)이 노동시장의 주요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니트'란 '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의 약자로, 교육을 받거나 직업훈련을 받지 않는데도 고용되어있지 않은 15~29세 청년을 말한다. 한국의 경우 취업 준비 기간을 늘려 더 나은 일자리를 찾으려는 취업준비생이 많아 OECD 국가 중 니트족 비중이 3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OECD 보고서는 2012년 기준으로 최종 학력별로 각 국가 15~29세의 니트 비중을 산출한 별도의 통계를 제시했는데, 한국의 대졸자 니트족 비중은 24.4%로 그리스(39.2%), 터키(24.5%) 다음으로 3번째로 높았다. OECD 평균(12.9%)과 비교해도 2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한국 니트족의 경우 중졸, 고졸 등 저학력 노동력보다 대졸자 나트족의 비중이 높아 '고학력자'가 고용 시장에 진입을 못한다는 데서 문제가 더 크다. 한국의 중졸, 고졸 니트족 비중은 각각 5.1%, 22.9%에 불과하다. 보고서를 작성한 이만우 팀장은 "한국의 대졸자 중 니트족 비중이 특히 높은 수준인 것은 고학력 청년들이 실업 상태를 받아들이기보다는 취업 준비기간을 늘려 양질의 일자리를 찾으려는 구직 전략을 가지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는 취업 실패와 스펙 쌓기로 인한 자발적 졸업유예를 선택하는 학생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학생들 입장에선 취업준비를 하기 위해 학교시설을 계속 이용할 수 있는데다, 학생 신분을 유지할 수도 있어, 적이 없이 백수가 되느니 자발적으로 졸업을 늦추는 것이 더욱 효율적이다. 2011년 대비 2013년 졸업유예자는 2배가량 증가했으며, 졸업유예제도를 시행하는 대학도 2011년 26개교에서 2013년 33개교로 늘어났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의 '4년제 대졸자의 졸업유예실태와 노동시장 성과'보고서에선 대졸자의 17.9%가 졸업을 유예한 경험이 있으며, 남성 중 졸업유예 경험이 있는 인원의 비중은 약 20.8%로, 여성의 14.0%보다 높았다. 상위 10개 대학 학생의 졸업유예율은 31.0%로 11위 이하 대학의 15.9%보다 높았고, 전공계열별로는 공학계열이 22.2%로 가장 높았다. 반면 인문사회 계열은 각각 17.8%, 17.1%, 자연 계열은 16.1%, 예체능 계열은 15.7%로 차이가 공학계열과의 차이가 컸다.

졸업유예 선택은 부모의 소득 수준과도 관계가 있었다. 부모의 월평균 소득이 1,000만 원 이상인 경우가 23.3%로 가장 높았고, 이후 700~1,000만 원 미만은 20.4%, 소득이 없는 경우는 20.3%로 뒤를 이었다. 저소득층 자녀의 경우 재학 중 생활비나 학비 충당을 목적으로 근로하는 경우가 많아, 8학기 이내에 졸업학점을 이수하지 못하여 졸업을 유예하는 특수한 경우가 발생하나, 그 외엔 부모 소득 수준이 높을수록 졸업을 유예하는 경향이 강해졌다.

그렇다면 졸업유예는 취업에 효과가 있을까? 졸업유예자의 졸업 평점은 3.56점으로, 일반 졸업자의 3.69와 차이가 크지 않았다. 그러나 졸업유예자의 토익 성적은 789점으로 일반 졸업자의 754점보다 35점이나 높게 나타났다. 또한 인턴 경험 비율 역시 17.5%로 일반졸업자의 13.8%보다 높았다.

노동시장 성과를 봤을 땐, 졸업유예자의 고용률은 76.3%로 일반 졸업자의 75.7%와 큰 차이가 없었지만, 대기업과 전문직 등 선망직장 고용률을 봤을 땐 졸업유예자가 31.3%로, 일반 졸업자의 25.4%보다 5.9%가 더 높았다. 비정규직 비율도 27.7%로 일반졸업자의 33.4%보다 낮았으며, 월평균 임금은 221만 원으로 일반 졸업자의 195만 원보다 26만 원 더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망 직장에서 스펙 중심의 채용 경향이 더 강하기 때문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