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4일 밤부터 최고 180㎜가 넘는 폭우가 쏟아져 곳곳에서 도로함몰, 교통사고 등 비 피해가 속출했다.
서울시는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많은 비가 내리자 전날 오후 9시 비상근무 1단계(주의)를 발령한 데 이어 이날 오전 9시 비상근무 2단계(경계)로 대응 수위를 높여 재난 상황에 대비했다.
서울에는 전날부터 이날 오후 4시까지 119㎜(4일 29.5㎜, 5일 현재 89.5㎜)의 비가 내렸다. 비가 가장 많이 내린 도봉 지역은 183㎜, 가장 적게 내린 구로 지역에도 91㎜의 비가 쏟아졌다.
시는 6일까지 많은 곳은 150㎜ 이상, 평균 50∼100㎜의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폭우로 각종 사고가 잇따랐다.
4일 밤 11시40분 분당-수서 간 도시고속화도로 수서지하차도 인근 분당 방향 도로에서 택시가 빗길에 미끄러지며 차로 옆 구조물을 들이받아 승객 1명이 다쳤다.
같은 날 오후 7시 용산구 이태원동 경리단 앞에서 택시가 미끄러져 앞에 가던 오토바이를 추돌, 1명이 경상을 입었다.
5일 오전엔 마포대교 입구 교차로 인근 도로 지반이 지름 1m, 깊이 1m 규모로 침하해 경찰이 교통을 통제하고 서부도로사업소 직원들이 복구작업을 했다.
강서구 방화동의 한 아파트에서 정전으로 2천여 가구가 불편을 겪었고, 은평구 갈현동에서는 건물 담장이 붕괴해 안전 조치를 했다.
중구 남산동2가, 종로구 필운동·충신동·청운동, 은평구 길현동, 동작구 흑석동 등 시내 곳곳에서 주택 축대가 무너져 내리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
시는 이날 오후 1시부터 팔당댐이 방류량을 기존 8천964㎥/sec로 평소의 2배 넘게 늘리자 반포, 이촌, 여의 샛강 등 저지대 상황을 주시하며 단계별 대피 계획을 세우고 대비하고 있다.
이날 오후 4시30분 현재 팔당댐 수위는 25.11m로 최대수위(25.5m)에 가까워지고 있다.
폭우로 하천과 교량, 도로 곳곳도 통제됐다.
시는 전날 오후 10시32분부터 청계천 전 구간을 통제하고 출입을 막고 있다.
이날 오전 7시32분 동부간선도로 수락고가→월계1교 구간을 통제하고, 오전 7시40분에는 통제 구간을 장안교→월계1교로 확대했다.
오전 9시10분에는 잠수교의 차량 운행이 전면 통제됐다.
서울경찰도 오전 9시5분 올림픽도로 진입로 침수로 계화육갑문 양방향 차량 통행을 통제했다.
오전 10시30분부터 11시까지 양재천이 범람하면서 강남순환도로와 양재대로가 만나는 선암요금소 인근 도로가 물에 잠겨 차량 운행이 통제됐다. 경부고속도로 반포IC 인근 도로도 불어난 물로 차량 통행에 불편을 겪었다.
오전 9시부터 통제됐던 상암철교하부 증산지하차도는 오전 10시10분부터 통행이 재개됐다.
시는 침수에 대비해 목동, 마곡2, 장안 등 펌프장에서 펌프를 동원해 물빼기 작업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시 관계자는 "앞으로 비가 더 내리더라도 저지대 침수 등 시민의 건강과 재산에 피해가 없도록 철저히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연세대 중앙도서관에서는 이날 오전 1층 천장에 누수 현상이 일어나 대학 측이 타일을 뜯어내고 점검에 들어갔다.
연세대 관계자는 "최근 지하층이 물에 잠긴 소동을 계기로 폭우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건물 전체에 대한 안전 점검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달 1일 이 건물에서는 폭우로 지하층 컴퓨터실에 물이 들어차 학생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빚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