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석유제품 가격이 떨어지면서 휘발유와 경유 등 국내 석유제품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에 따라 앞으로도 2주가량은 기름값 하락이 이어질 전망이다.
11일 한국석유공사와 정유업계에 따르면 전국 1만2천여개 주유소에서 판매하는 국내 휘발유와 경유의 평균 가격은 지난 1일을 기점으로 하락세로 돌아섰다.
1일 ℓ당 1천442.78원이었던 휘발유 가격은 9일 1천441.65원으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경유 가격도 ℓ당 1천232.32원에서 1천231.63원으로 하락했다.
소폭 상승한 날도 있었지만 현재 하락세 흐름을 타고 있다.
지난 3월 6일 바닥을 찍고 상승하기 시작한 국내 석유제품 가격이 약 넉 달 만에 하락세로 반전한 것이다.
휘발유·경유 가격의 하락은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등으로 최근 국제유가가 약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더 직접적으로는 국내 석유제품 가격을 결정하는 국제 석유제품 가격이 내려가기 시작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
싱가포르 중개시장의 휘발유 가격은 6월 초만 해도 배럴당 436달러까지 올라갔지만 지난 1일 387.21달러를 찍으며 400달러 선이 무너졌다. 7일에는 376.24달러까지 떨어졌다.
경유 가격도 6월 초 446달러대까지 치솟았지만 이후 하락세를 보이며 지난 6일에는 416.46달러까지 내려갔다. 다만 7일에는 소폭 올라 427.94달러로 집계됐다.
싱가포르 시장의 국제 석유제품 가격은 통상 2∼3주의 시차를 두고 국내 석유제품 가격에 반영된다. 정유사들은 국제 석유제품의 가격 변화를 1∼2일 후 주유소 공급가에 반영하지만 주유소들이 미리 확보해둔 기름 재고를 소진하는 데 2∼3주가 소요되기 때문이다.
정유업체 관계자는 "국제 석유제품 가격이 떨어져도 주유소들이 미리 비싸게 사서 비축해둔 기름에 하락한 가격을 적용하긴 힘들다"며 "주유소들의 재고 소진 시간 등을 감안하면 2주 정도 뒤 국제 석유제품의 하락세가 본격적으로 국내 휘발유·경유 가격에 반영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국제 석유제품 가격의 흐름을 볼 때 앞으로 2주 정도는 국내 기름값도 하락세를 보일 것 같다"고 덧붙였다.
석유공사도 유가예보에서 이번 주 국내 휘발유 평균 가격을 지난주보다 2원 낮아진 1천441원으로 예측했다. 경유는 3원 떨어진 1천229원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