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사업본부가 집배원에 대한 노동 착취가 심각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난 달 폭우 속에서 우편물을 배달하다 청송우체국 소속의 고 배모 집배원이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일이 발생했다.
전국우정노동조합에 따르면 경북 청송군 청송현동우체국에서 집배원으로 근무 중이었던 그는 동료 직원의 결혼으로 폭주한 배달물량을 처리하다가 변을 당했다. 지난 2014년 9월 결혼해 4살 어린 아들을 두고 있는 그의 아내가 다음 달 출산을 앞두고 있었던 터라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했었던 사건이었다.
이 일에 대해 배달 압박감에 서두르다 사고로 이어진 것이라고 조합은 밝히고 있다. 배달 업무 도중 사고로 순직한 집배원이 최근 5년 동안 총 15명이며 올 해에만 3명이 사고로 세상을 떠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집배원에 대한 노동착취가 심각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집배원노조가 우정사업본부가 공식 제공하는 초과근무세부내역(2014년 1월~2016년 4월)을 183명 집배원에게 받아 실제 노동시간과 우정사업본부가 밝힌 노동시간 차이를 분석한 결과, 집배원에 대한 노동력 착취가 심각한 걸로 나타났다. 조사에 참가한 집배원은 서울, 경인 등 9개 지방청 41개 우체국에 속한다.
이 자료에 따르면 주당 집배원 평균 노동시간은 55.9시간이며, 월평균 노동시간은 240시간, 연평균 노동시간은 2888시간에 달했다. 이는 2015년 경제활동인구조사 결과와 비교하면 집배원 노동자는 노동자 평균보다 주 12시간, 월 53시간, 연 621시간을 더 일하는 것이된다.
그러나 이는 2015년 우정사업본부가 발표한 집배원 노동시간과 차이가 나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정사업본부는 2015년 주당 평균 노동시간을 47.8시간으로 밝혔다. 실제 노동시간 자료와 우정사업본부가 발표한 자료 사이에 33시간 이상 차이가 있는 것이다.
월평균 미지급 노동시간은 19.6시간이나 돼 임금 지급분 대비 무료 노동시간 비율은 9% 가까이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고광완 집배원노조 사무처장은 "우정사업본부가 발표한 대로 주 47.8시간 만큼만 임금을 지급하고 있다면, 매달 19.6시간의 무료 노동이 발생해 명확히 불법"이라고 지적했다.
집배원노조는 현재 인력 대비 23%의 인력이 더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는 3670명이 더 충원되어야 한다는 얘기다. 집배원노조에 따르면 인구수와 우편 물량이 줄어도 세대 수와 사업체 수가 증가해 업무부담은 그대로인 것으로 전해진다.
집배원이 과중한 업무와 인력 부족으로 고통을 당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이에 인력이 충력되어야 하고 업무가 개선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초과근무세부내역 조사결과를 보면 분명 집배원은 노동력 착취를 당하고 있는게 분명하다. 고 배모 집배원의 일을 흘려넘길 수 없는 것은 이같은 근무 여건으로, 송달기준 압박으로 그같은 사고가 벌어졌기 때문이다.
우정사업본부는 집배원의 이같은 근무 여건을 인식하고 그들에게 무리한 노동을 시켜서는 안될 것이며 더욱이 불법적인 무료 노동을 하게 해서는 더더욱 안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