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션

[사설] 미국과 한국의 일자리대책 비교

미국 도날드 트럼프는 일자리 대책을 중심으로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당선 이후 그의 일자리 늘리기에 대한 집념은 적지 않은 과시적 성과를 보이고 있다. GM,포드, 크라이슬러 등 미국 3대 자동차업체의 멕시코 자동차공장 증설계획을 접게 하고, 도요타로 부터는 앞으로 5년간 미국에 100억 달러의 어마어마한 투자를 할 것을 약속 받았다. 미국에 자동차공장을 가지고 있는 현대자동차도 31 억 달러 투자계획을 발표하였고, 삼성전자와 LG전자도 투자증대계획을 밝히고 있다. 이런 추세는 다른 나라에도 확산되고 있다. 중국의 알리바바, 일본의 소프트방크, 독일의 바이엘 같은 유수의 세계적 기업들이 미국에 대한 투자계획을 속속 내어놓고 있다.

이런 조치들을 보면 미국 내 기업의 확대와 일자리증가와 고용증대는 명백하게 예측된다. 이에 비하여 한국정부와 대선주자들이 내어 놓고 있는 일자리대책은 너무나 미온적이고 소극적인 것들이 대부분이다. 100만 명이 넘는 실업자와 늘어가는 청년실업자들을 위하여 정부가 내어놓은 일자리계획을 보면 한심하기 짝이 없다. 실업문제해결을 위한 새해 첫 경제장관회의에서 마련한 대책들을 보면 공공부문인력 조기선발, 일자리분야 예산 조기집행, 특별고용업종지원 등 이미 수차례 나온 시책들이 다시 재정리되어 등장하고 있을 뿐이다.

유력한 대선주자로 지칭되고 있는 문재인 전 대표의 일자리정책도 허술하기는 마찬가지이다. 문 전 대표는 지난 18일 일자리 대통령되기를 희망하면서 131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고용대책을 발표하였다. 일자리의 수만 보면 그럴싸한 고용정책인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 내용을 뜯어보면 문제가 없지 않다. 소방관, 경찰관, 교사, 복지공무원, 군부사관 증원 등 81만개와 실질노동시간 단축으로 생기는 50만개의 일자리를 합쳐 131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된다고 하는 데는 일자리의 단순 증가라는 산술적 측면에서 보면 긍정적 효과가 없지 않지만 재정적, 국민경제적 차원에서 볼 때 상당히 위험한 요소를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공공부문의 종사자 수 증가는 어느 정도 서비스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 그러나 유사한 서비스에 지출되는 재정의 크기가 증가 된다면 유럽 각국에서 보는 것처럼 이는 치명적인 재정악화의 요인이 될 수도 있다. 근로시간을 줄여 일자리수를 늘이는 것도 기존 근로자들의 보수에 큰 변화가 없다면 노동비용의 증가로 인한 노동생산성의 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 국제경쟁이 날로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노동생산성의 저하는 국제경쟁력의 약화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 이런 정책이 그다지 긍정적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은 이미 독일, 프랑스 등에서 입증된 바 있다.

결국 일자리정책의 핵심은 산업구조의 변화에 적극 대응하고 침체된 경기를 회복시켜 자본주의사회의 주력 고용시장인 민간부문의 일자리를 늘리도록 하는 것이다. 미국처럼 국내 공장과 사업장의 확충이 건강한 고용확대의 요체인 것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산업구조 개편, 4차 산업혁명의 물결을 타고 신 성장 동력산업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국내외 기업들의 국내투자를 적극적으로 유인하는 것이 건전하고 알찬 일자리대책이라고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