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더불어 우리나라와 가장 많은 경제적 교역을 하고 있는 미국은 오늘 새로운 대통령을 맞게 되었다. 널리 알려진 바와 같이 미국은 지리적으로는 우리나라와 멀러 떨어져 있으면서도 국가안보나 경제적 측면에서는 우리나라와 가장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나라이다.
지금까지의 미국 대통령들은 대개 우리에게 정치적 성향이나 리더십의 특징이 널리 알려져 있고 행동방향에 있어서 예측가능성이 있는 인물들이었다. 그러나 트럼프는 지금까지 그의 인생여정을 볼 때 매우 독특한 이력과 행태를 가진 인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다보니 보통 뜨거운 축제 속에 진행되는 대통령 취임식에 적지 않은 사람들이 반대시위도 하고, 불참하는 연방의원들의 숫자도 상당히 많다고 한다.
그러나 트럼프가 대선에서 보여준 언명이나 그의 행적으로 볼 때 주요정책방향이 미국우선주의와 이를 위한 보호무역주의의 추진이 흔들림 없이 추진될 것은 분명하다. 그리고 누차 강조한 미국 내 일자리창출을 위한 도시기반시설투자와 미국 내 투자확대정책도 강력하게 추진할 것이다. 이미 이런 정책방침은 그가 임기를 시작하기도 전에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미국에 자동차 공장을 가진 독일, 이태리, 한국의 대기업들이 미국에 대한 투자확대를 약속하고, 일본과 중국의 거대기업들이 또한 미국시장에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것이다.
이런 경제적 흐름을 타고 시장분위기는 상당히 크게 호전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18,000선에 있던 다우지수는 2만대수준으로 올라있고, IMF는 금년의 경제성장률을 당초 2.1%정도에서 2.5%로 상향조정하고 있다. 낙관적 경제학자들은 3%대의 성장을 예측하기도 한다. 이런 경제적 흐름이 우리에게 유리한 측면도 없지 않으나 통상문제 있어서는 불공정 교역국가에 대한 고율의 관세조치를 당하지 않도록 각별히 유념하지 않으면 안 된다.
트럼프정부는 보호무역주의와 안보적 차원에서 미국의 국제적 위상을 고수하려고 할 것이며, 이에 대한 중국의 견제와 도전을 허용하지 않으려고 할 것이다. 중국 시진핑은 2016년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6.7%에 지나지 않아 교역확대를 통한 성장세 회복을 추진할 것이고, 이미 시작된 군사강국의 행진을 멈추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면 힘의 외교를 펼칠 것으로 예상되는 트럼프의 리더십과 시진핑이 지금까지 보여준 리더십 특성으로 볼 때 미국과 중국의 충돌과 갈등은 불가피하다. 우리나라가 39%의 무역을 의존하고 있는 이런 두 강대국의 갈등은 우리나라 정치와 경제에 적지 않은 불확실성과 위험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지금까지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고 쉽사리 생각하던 두 나라와의 편의적 외교관계가 더 이상 현실화되기는 어려울지도 모른다. 국제관계가 점점 복잡하게 변해가는 오늘날에는 안보와 경제가 불가분의 문제로 끈끈하게 얽혀있기 때문이다.
오늘 시작하는 트럼프정부와 사드배치문제로 우리를 곱게 보지 않고 있는 시진핑정부에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향후 한국의 미래를 결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