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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미국우선주의 장벽을 어떻게 넘을 것인가?

미국 제45대 대통령 도날드 트럼프는 취임일성으로 그가 선거운동기간 중에 줄곧 강조한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재차 강조했다. 이러한 미국우선주의는 백악관이 제시한 6대 국정과제에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

트럼프정부의 6대 국정과제는 미국 우선 에너지계획, 미국 우선 외교정책, 일자리회복과 성장, 미군의 재건, 법질서 확립, 모든 미국인을 위한 협정 등이다. 미국의 에너지산업 규제철폐와 에너지증산은 주요산유국의 감산협의로 안정 기조에 들어가고 있는 국제유가를 다시 하향 조정시키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힘을 통한 평화(peace through strength)를 통한 ‘미국 우선 외교정책’은 막강한 군사력을 바탕으로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패권주의를 공고히 하겠다는 미국재건(Making Our Military Strong Again)정책과 더불어 미국의 견제세력으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과 강하게 부닥칠 위험성을 지니고 있다.

트럼프정부의 일자리정책은 상당히 야심만만하며 이의 실현을 위하여 기존의 무역협정까지 원칙적으로 재협상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트럼프정부는 앞으로 10년간 4%성장에 일자리 2,500만 개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것이다. 이를 위하여 국내적으로는 연방정부의 규제를 완화하고 법인세를 인하하여 성장 친화적 경제정책을 추진하고, 대외적으로는 무역협정이 ‘모든 미국인을 위한 무역협정’(Trade Deals Working All Americans)이 되도록 조치를 취하겠다고 하였다. 그 첫째의 조치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 탈퇴하고, 북미자유협정(NAPTA)에도 캐나다와 멕시코에 재협상방침을 통보하겠다고 하였다. 그리고 범죄와 폭력 없는 사회실현을 위하여 총기규제를 완화하고, 멕시코 국경에 담장을 설치하여 불법이민자와 범죄집단, 마약 등의 유입을 막고, 범죄전력이 있는 불법이민자를 추방하겠다는 그의 정책을 재확인하고 있다.

이렇게 미국 우선주의가 구체화되어 정책으로 실현되면 우리나라의 통상 및 외교안보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먼저 우려하여야 하는 것은 자유무역협정의 재협상과 한국에 대한 미군주둔에 따른 방위비 분담증가 요구문제이다. 트럼프는 선거운동과정에서 미국의 한국에 대한 상당한 무역적자가 미국의 많은 일자리를 뺏어 가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런 생각은 두 나라 간의 무역불균형을 어떻게 하든 시정하려는 조치로 나타날 것이고, 이는 세계 제2위 수출대상국인 미국을 향한 수출에 중대한 위협이 될 수 있다.

다행히 트럼프정부가 북핵 위협을 봉쇄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은 다행이다. 그러나 세계 모범적 경찰국가로서 국제평화를 지킨다는 기조보다는 미국의 자국경제와 자국안보를 견지하기 위하여 이런 방침을 추진한다면 핵위협으로 부터의 안전보장을 비롯한 안보를 미국에 상당한 부분 의존하고 있는 국가들에게 방위비분담의 재측정을 요구할 수 있다. 모든 정치 외교를 협상차원에서 바라보는 트럼프정부에게는 우리나라도 그런 대상에서 결코 예외일 수는 없을 것이다.

미국정부의 기본정책이 힘의 외교와 국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정책기조로 변화되고 있다면 우리 정부도 미국에 대한 통상, 외교, 국방정책을 전략적으로 재구성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경제와 안보가 복잡하게 뒤얽혀 있고, 미국 정책기조의 변화에 따라 국제관계의 불확실성이 크게 증대된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최대한 실익을 추구할 수 있는 전략과 정책대안들을 조심스럽게 마련해 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 실용주의가 정책방향인 나라와의 국제관계는 기본적으로 실용주의가 기본적 대응방안이 되는 것이 가장 현명하다. 이 정책과제는 멀어져 가고 있는 중국에 대한 대응전략을 어떻게 마련하느냐 하는 것과 더불어 차기 우리정부가 풀어야 할 가장 중요한 국정과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