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우유가 79년만에 매출 1위 자리를 빼앗겼다는 소식이 나왔다. 그러나 이는 매출 총합을 따졌을 때 그렇다는 거였고, 유가공 부문만을 보면 서울우유가 여전이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건 맞다. 유가공 부분을 보면 서울우유는 6691억원이고 매일유업은 5105억원이다. 유가공 부분 점유율로 보면 세배의 차이가 나는 것으로 알려진다.
그러나 다른 사업 영역의 자회사 매출을 모두 합산한 수치로 보면 지난 해 상반기 서울우유는 매일유업에 뒤졌다. 서울우유는 7938억을 기록했는데 이는 같은 기간(8338억원)보다 4.3% 감소한 실적이다. 반면 매일유업은 전년 동기 대비 7.8% 증가한 8003억원을 기록했다. 업계 3위 남양유업의 매출은 6137억원이었다.
1위 자리가 뒤바뀐다는건 '이슈'이며 여기에 추락한 업체에 대해 '위기'라는 말도 덧붙여진다. 르노삼성 'SM6'가 오랜 기간 중형차 시장의 강자로 군림하던 현대차 '쏘나타'의 아성을 무너뜨린 것에는 이목이 집중될 수 밖에 없다.
이같은 차이가 나는 것은 매일유업이나 남양유업은 유업계가 흰우유 소비 부진 등으로 위기를 맞고 있어 사업 다각화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매일유업은 커피전문점, 외식, 유아동복 등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남양유업 또한 커피믹스 사업에 진출하는 등 사업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서울우유는 변화할 생각이 없다. 서울우유는 협동조합법에 근거해 설립된 농협중앙회의 회원 조합 중 하나다. 조합원들이 임기 4년의 조합장을 선출한다. 때문에 단기적 이익 확보에만 치중한다는 지적이 있다. 조합원의 이익을 고려하기 때문이다.
서울우유의 매출은 신용사업과 경제사업으로 나뉜다. 경제 사업은 매출 전체의 97%를 차지한다. 서울우유는 민간기업이 아닌 협동조합 형태다. 그러하기에 경영 정략 수정이 어렵다.
그러나 서울우유가 흰 우유의 매출 구조에 갇혀있고 다양화를 위해 변화를 주지 않는다면 도태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재 세계적으로 원유 공급 과잉으로 유제품이 하락하고 있다. 낙농진흥회 자료에 따르면 우유재고량은 2013년 평균 10만726t에서 지난 해 1월~5월 평균 23만6212t으로 무려 134.5% 증가했으며 분유재고량은 8034t에서 1만8682t으로 132.5% 늘어났다.
우유 소비량은 계속해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때문에 업체들은 제품 가격 인하 압력에 직면해 있다. 이런 상황 가운데 매일유업은 가격인하와 사업다각화로 선두에 올라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서울우유에 대해 시장 대응에 실패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서울우유는 '우유명가'로 불린다. 서울우유는 다른 업체들과 같이 사업을 다각화하지 않고 유제품 전문회사가 되고자하고 있다.
그러나 매출 실적으로 1위 자리를 내준 것은 분명한 사실이었다. 그 영향에는 흰 우유 일변도의 매출 구조, 조합원들의 이익에만 치중하는 사업 방식이 원인이 됐다. 새로운 수익 구조를 만들지 않으면 기업은 생존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