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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박대통령의 인터뷰와 최순실의 항변, 너무나 적절하지 않다

25일 박대통령은 보수논객이 진행하는 인터넷 파케스트와 인터뷰를 하였다. 이는 지난 1일 신년하례명분으로 기자회견을 한 것과 맥락을 같이하는 행동으로서 검찰과 특검의 수사에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해 놓고 검찰의 대면조사요구에는 한 번도 응하지 않은 것과는 너무나 대조적 처사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실체적 진실을 박히는 대신 국민을 상대로 일종의 여론전을 펴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인터뷰와 지난번 기자회견에서 하고 있는 말들은 지난해 세 번째 대국민담화에서 “모든 것을 내려놓고 국회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한 분위기와는 너무나 다르다. 지난 1일 기자회견에서는 “특검에 낚였다”고 하더니 이번 인터뷰에서는 “최순실사태는 거짓말로 쌓아올린 거대한 산”이라고 하면서 “이번 사태는 누군가의 기획인 것 같다”는 말까지 하였다. 지금 까지 드러난 최순실의 국정농단사태와 그로 인한 국격의 실추와 국가의 도탄을 가져오고, 국민들이 허탈과 분노를 한겨울 밤의 촛불시위로 표출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으로서 반성과 참회의 태도를 보이기는커녕 최순실이 대통령을 업고 국정농단을 자행한 사실에 대해서는 “몰랐다”고 하면서 자신의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이런 사람이 과연 “국가와 국민을 생각한다는 우리나라의 대통령이었던가?”라고 하는 강한 의문을 자아내는 처신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이와 관련하여 박대통령의 변호인단은 헌재심판관의 공정성에도 이의를 제기하면서 전원퇴진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이정미재판관이 퇴임하는 3월 13일까지 탄핵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는 헌재의 방침에도 반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는 사법권의 독립과 권위에 정면도전하는 처사로써 적절치 아니하다.

25일 박대통령의 인터뷰는 최순실이 며칠 전 특검의 체포영장 집행과정에 검찰의 호송차에서 내리면서 퍼붓듯이 큰 소리로 항변하는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그녀는 걸어가면서 “민주국가의 특검이 아니다”, “억울하다”고 크게 소리를 쳤다. 처음 검찰에 들어가면서 두 손을 묶인채로 고개를 숙이고 “죽을죄를 지었다”고 하던 모습과는 너무나 다르다. 실체적 진실을 밝히고자하는 특검의 수사에 협조하기는커녕 자기주장과 자신의 방어에 몰두하는 그녀의 모습에서는 박대통령이 보이고 있는 최근 태도와 일맥상통하는 것이라 보여 지기도 한다.

헌법재판과 형사재판을 앞둔 두 사람은 지금 엄청난 심리적 고통과 불안에 휩싸여 있을 것이다. 한 사람은 아직도 대통령의 신분을 지니고 있고, 또한 한 사람은 한때 대한민국 권력서열 1위라고 하는 소리를 들을 만큼 눈에 보이지 않는 권력을 향유하였다. 그러기에 지금 처하고 있는 그녀들의 고통과 번뇌는 더욱 가혹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두 사람으로 인하여 근래 대한민국 국민들이 느끼고 있는 불만과 좌절, 고통과 회의, 그리고 국가의 명예실추와 국정혼란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손실에 비견될 수는 없다. 두 사람은 이런 상황을 분명하게 인식하고, 앞으로는 좀 더 언행에 신중을 기하고 나아가 특검진실규명과 헌재의 심판에 적극 협조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사회적 품격의 유지는 할 수 없더라도 많은 국민들로 하여금 실소를 자아내는 언행을 하여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