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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현대·기아차 국내 '세타2 엔진' 결함 관련 리콜, 미국과 원인 다른가

현대·기아자동차가 국내 '세타2 엔진'을 결국 리콜하기로 결정했다. 현대·기아차는 쏘나타 등에 장착된 세타2 엔진의 결함과 관련해 자발적 리콜을 실시하기로 했다. 2013년 8월 이전에 생산된 세타 2 엔진이 장착된 차량이며 현대·기아차가 제작·판매한 5개 차종이 이에 해당된다. 총 17만1348대에 대해 리콜이 실시된다.

이는 정부 명령이 아닌 자발적 리콜이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제조사 측은 먼저 지난 3일 국토교통부에 리콜 시행 의사를 밝혔고 또 6일에는 국토부에 리콜 계획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비판이 나오는 부분은 미국에서는 이미 리콜을 시행했다는 점에서다.

현대차는 앞서 지난 해 10월 미국에서 세타2 엔진을 탑재한 88만5000대의 차량을 리콜했다. 국내에서도 세타2 엔진에 대한 결함 주장이 제기됐고 국내에서 리콜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지만 현대차는 미국과 관련한 부분은 국내 차량과는 무관하다는 말로 대응했다. 미국에서는 현지 공장의 생산공정 청정도 관리에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에 이뤄진 것이라는 설명이었다. 국내 소비자들을 위해선 보증 기간을 연장해주는 조치만이 이뤄졌을 뿐이었다. 때문에 이같은 대응에 대해 소비자에게 강한 비판을 받았다.

현대·기아차는 국내에서의 이번 리콜이 미국에서의 리콜과 원인이 다르다고 밝혔다. 미국에서는 원인은 크랭크 샤프트 핀의 표면이 균일하게 가공되지 않은 것 때문이고, 국내는 이물질이 발생한 청정도 문제라는 것이다.

또한 자발적 리콜임에도 불구하고 비판이 나오는 이유는 국토부는 리콜조치 필요 여부에 대한 결정을 내리기 위해 자동차 관리법에 따라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에서 진행한 제작결함 조사를 자동차 전문 교수 및 소비자 단체 대표들로 구성된 제작결함심사평가위원회에 이달 20일 상정할 계획이었다. 이런 와중에 현대·기아차가 리콜에 대한 계획을 밝혀왔기 때문이다.

세타2 엔진 결함으로 인해 발생될 수 있는 일은 엔진 소음과 주행 중 시동꺼짐 현상이다. 엔진에서 크랭크 샤프트에 오일을 공급할 수 있는 홀이 필요한데 이 홀을 만드는 과정에서 기계불량으로 금속 이물질이 발생했다는 내용이다. 이처럼 금속 이물질이 생기게 되면 엔진 소음과 주행 중 시동꺼짐 현상이 발생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지난 해 국내 소비자들의 비판 이후 현대·기아차는 1년이 지나지 않은 시점에 입장을 바꿨다. 그렇기에 결함을 은폐하려다가 국토부가 리콜 조치 필료여부에 대한 조사 진행이 발걸음을 내딛어가자 뒤늦게 리콜 계획을 밝힌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해 미국 리콜 원인에 대해 제조사는 엔진에 이물질이 들어갔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번 국내 리콜에 대해서도 현대·기아차가 내놓은 입장은 미국에서와 동일한 이물질 발생으로 인한 청정도 문제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공장 청정도로 인한 엔진에서의 이물질 발생이고 국내에서는 홀을 만드는 과정에서의 기계 불량으로 인한 금속 이물질 발생의 차이라고 봐야하는 것인가?

그러나 전문가들은 두 나라에서 모두 엔진의 핵심 부품인 커넥팅 로드 부분에서 문제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같은 문제점을 갖고 있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제조사는 이물질 발생 원인에 대해 국내는 홀을 만드는 과정에서 이물질이 나온 것이고 미국의 경우는 커넥팅 로드 베어링 세척 과정에서 발생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일반인이 해석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따르는 부분이지만, 그러나 전문가들은 "결국 같은 이유 때문"이라고 말한다. 커넥팅 로드에 연결된 크랭크 샤프트나 베어링에 이물질이 들어가 오일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엔진 소음이 발생하고, 주행 중 시동꺼짐 현상이 나타난다는 점에서도 같다.

결국 이번 국내에서의 리콜에 대해 지난 미국의 경우와 원인에 대해 달리 말해야 하는 상황이 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다르게 설명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해석이 나오고 있고, 전문가들 또한 그 차이점에 대해 알 수 없다는 입장을 입장을 내놓고 있다. 현대·기아차가 늑장 대응을 했다는 지적이 나올 수 밖에 없는 상황이며 리콜 원인에 대한 제조사의 입장에 대해서도 국내 소비자들이 납득할만한 내용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