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션

[사설] 홍준표, 사퇴꼼수 쓰고 감히 대통령되려고 하나?

홍준표 전 경남지사가 어제 밤 지사직을 사퇴했다. 자유한국당 후보로 결정된 이후 10일만에 그는 공직을 사퇴했다. 순리대로 하자면 정당경선에서 후보로 확정되면 바로 공직을 사퇴하고 선거운동에 들어가는 것이다. 그런데 그는 열흘이나 어정쩡하게 기다리다가 어제 밤에야 비로소 도지사직 사퇴서를 제출하였다. 일국의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사람으로서는 국민들이 이해가 잘 가지 않는 행동을 한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정치적 꼼수가 숨겨져 있다. 바로 그가 내어 놓은 경남지사직의 보권선거를 막기 위한 전략적 계산이 들어 있는 것이다. 어제 사퇴서 제출은 야밤통보라 다음날인 10일 선거관리위원회에 알려지고, 그러면 선거예정일이 될 수 있는 5월 9일까지는 30일일 채 되지 않아 선거일 이전 30일 요건이 충족되지 않는다. 요컨대 대선이 치루어 지는 날 경난지사직의 보권선거가 불가능하도록 하기 위하여 이런 웃기 어려운 꼼수를 사용한 것이다.

홍 후보는 김두관 전 경남지사가 대통령에 출마하면서 보권선거에 의하여 지사직을 맡게 된 사람이다. 그런 그가 자신이 대선후보로 나서면서 몇 시간이라는 차이를 계산하여 도민들이 차기 지사를 선출하는 기회를 박탈해 버린 것이다. 이렇게 되면 도지사 임무는 부지사가 직무대행을 하게 된다. 홍후보는 대선후보들 중에서 기피대상으로 국민들로부터 손꼽히고 있는 사람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국민들의 의혹과 불신을 살 수 있는 이런 결정을 하게 되었을까? 이에 대하여 많은 국민들은 이렇게 말하고 있다. 선거로 다른 삶이 도지사에 당선되면 자신이 지사업무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고, 대통령선거에서 떨어질 경우 그 자리에 돌아갈 수 있는 가능성이 없어져 버리기 때문이라고 하는 것이다. 자신의 밑에서 일하던 부지사가 직무대행을 하게 되면 자신이 지사로 일할 때의 공과에 대한 시비가 벌어질 우려도 없고, 자리를 떠 낫지만 자신의 의사가 간접적으로 도정에 이어질 가능성이 커 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직무대행이 과연 도민이 직접 선출한 지사만큼 소신을 가지고 일할 수 있겠는가? 박 전 대통령이 탄핵에 부쳐지면서 황교안 국무총리가 대통령 직무대행이 된 후 우리나라 경제, 외교 등 국정이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을 보면 그 답은 너무나 뻔하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여러 국민들이 말하고 있는 것처럼 사리사욕을 충족하기 위하여 지방자치를 이렇게 왜곡시킨 사람을 국민들은 과연 한국의 대통령감이라고 할 수 있을까? 대통령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 대의를 위하여 작은 이익을 희생하고, 공을 위하여 사를 던질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도덕적 신뢰와 정책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경륜을 갖추고 있어야 하며 무엇보다도 원대한 목표를 위하여 전력투구할 수 있는 용기와 자신감을 가진 사람이어야 한다. 행동을 보면 그 사람을 안다고 했다. 홍 후보의 공직사퇴를 보면 그런 용기와 희생정신을 찾아보기 어렵다.

-
홍준표 경남도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