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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전투표 실시, 주권자답게 한 표를 찍자

오늘과 내일 사전투표를 실시한다. 드디어 차기 대통령을 뽑는 선거가 시작된 셈이다. 누구를 선택할지 결정한 유권자도 있고 아직 어떤 사람에게 투표할지 결정하지 못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물론 마음에 드는 후보가 없어서 투표하러 가지 않겠다고 하는 국민도 없지 아니하다. 선거는 국민의 권리요 선택은 자유다.

그러나 이번 선거만큼은 대통령을 제대로 뽑지 않으면 안 된다. 지금까지 수차례에 걸쳐 국민직선으로 대통령을 선출하여 왔지만 우리의 선택은 만족스럽지 못하였다. 아니 잘못된 선택에 뼈저린 후회를 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근래 발생한 비극만 보더라도 우리는 지난 선거에서의 선택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가를 알 수 있다. 어떤 대통령은 임기 종료 후 부정부패에 고나한 수사를 받다가 목숨을 스스로 끊었고, 어떤 대통령은 대통령 재직 중 부패와 무능으로 탄핵으로 파면되어 현사재판을 받기 위하여 구치소 생활을 하고 있다. 그 뿐인가. 그 외 다른 대통령들도 자식이나 친인척비리에서 자유로운 사람이 거의 없었다.

우리는 이런 정치적 경험을 충분히 감안하여 다음 대통령을 선출하지 않으면 안 된다. 후보들은 나름대로 선거공약을 제시하고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한국을 잘 사는 나라로 만들겠다고 한다. 지금까지 많은 대통령들 중에서 그런 말을 하지 않은 사람들이 어디 있었는가?그러나 약속을 제대로 지킨 대통령을 찾아보기 어렵다.

그렇다면 이번에야말로 자신의 약속을 제대로 지킬 수 있는 후보를 뽑아야 할 것이다. 100% 지키는 것은 아예 기대하기 어렵다. 공약의 대부분은 유권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사탐발림이 되어있기 때문이다. 그저 공약의 반이라도 지킬 능력과 의지를 지니고 청렴하고 도덕적인 사람이면 족할 것이다. 주권자답게 유권자가 한 표를 던지는 기준은 현실적으로 그 정도이면 족한 것이다.

선거에서 국민의 대표자를 선택하는 것은 어차피 한정된 후보 중에서 가장 나은 사람을 고르는 과정이다. 대통령으로서의 능력과 자질을 완벽하게 갖춘 사람은 없다. 후보자 중에서 가장 적합한 사람을 고르는 것이다. 그러나 그 선택은 고귀한 주권의 행사이며, 또한 미래에 대한 책무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상적 대통령인 모델이 없다면 최고지도자로서 정책결정능력이 없거나 부정부패에 휩쓸리지 않는 사람이라도 뽑아야 한다. 작금의 정치상황에서는 그것이 주권자로서 지혜롭게 투표를 하는 자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