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열흘에 이르는 이번 추석 황금연휴에 추억을 되새기며 가볼 만 한 전국 도심 여행지로는 어디가 좋을까.
한국관광공사는 추석연휴에 특색있는 여행지를 돌아보며 보낼 수 있도록 '도시재생'을 주제로 가볼 만한 곳 10곳을 29일 추천했다.
◇ 다시, 예술로 피어나다…서울 문래창작촌과 성수동 수제화거리
한때 서울에서 가장 큰 철강 공단지대였으며, 지금도 철공소 1천여 곳이 있는 문래동은 예술가들이 둥지를 틀면서 '문래창작촌'이란 이름을 얻었다.
공장 담벼락과 철문, 거리 곳곳에 이곳이 예술로 다시 피어나고 있음을 알리는 그림과 조형물이 생겼다.
문래동의 도시 재생을 예술가들이 이끌었다면 성수동 수제화거리는 관련 업계 종사자들이 앞장을 섰다.
이들은 성동구와 힘을 합쳐 성수동 일대를 '수제화거리'로 만들고 다양한 볼거리와 쇼핑, 체험 공간을 운영하고 있다.
◇ 문화와 예술의 옷 입은 오래된 동네…강릉 명주동
강릉대도호부 관아가 있는 명주동은 고려 시대부터 행정과 문화의 중심지였다.
한때 강릉시청과 강릉대도호부 관아가 나란히 있었지만, 시청이 이전하고 다른 곳에 번화가가 생기면서 명주동의 중심 역할은 사라졌다.
편안하게 늙어가던 명주동은 강릉문화재단이 명주예술마당·햇살박물관·명주사랑채·작은공연장 등 문화 공간을 운영하면서 활기를 띠게 됐다. 강릉커피축제, 명주플리마켓, 각종 콘서트와 공연이 열리면서 관광객으로 붐비게 됐다.
◇ 도시가 품은 시대를 산책하다…대전 대흥동과 소제동
대전 대흥동과 소제동이 뜨고 있다. 대흥동에는 리노베이션한 카페나 오래된 맛집이 많고, 소제동에는 1920∼1930년대 지어진 철도관사촌이 있다.
모두 오래된 풍경을 간직한 곳으로, 가을과 잘 어울린다. 더욱이 두 동네는 최근 10여 년간 도시 균형 발전을 위한 재생 작업이 꾸준히 진행돼, 도시가 걸어온 시간을 한층 풍성하고 멋스러운 이야기로 들려준다.
◇ 옛 쌀 창고의 변신…서천군 문화예술창작공간
충남 서천에는 1930년대 건립된 미곡 창고가 지역민과 여행자를 위한 복합 문화 공간으로 재탄생한 서천군 문화예술창작공간이 있다.
2014년 등록문화재 591호(서천 구 장항미곡창고)로 지정된 이곳은 전시와 공연을 비롯해 다양한 체험이 가능한 공간과 카페를 갖춰, 가족과 함께 추억을 쌓기 좋다.
문화예술창작공간 뒤쪽에는 장항 6080 음식 골목길과 서천군에서 유일한 개봉관인 기벌포영화관이 있다.
◇ 부산의 과거와 현재가 만나는 곳…산복도로
대표적인 산복도로인 망양로를 따라 눈이 시린 부산의 풍광을 즐기고, '지붕 없는 미술관' 감천문화마을에서 친구들과 사진도 찍어보자. 부산이 더욱 친근하게 느껴진다.
산복도로를 만난 뒤에는 시장 구경에 나설 차례다. 자갈치시장과 국제시장에 들러 과거 부산 시민의 삶을 만나보자. 올여름 부산에서 인기를 끈 송도해상케이블카도 놓치면 안 된다.
◇ 황량한 상점가에서 활력 넘치는 예술촌으로…마산 창동예술촌
마산 창동은 한때 경남에서 가장 번성한 곳이었다. 2000년대 들어 급격히 몰락한 창동은 2011년 도시 재생 사업이 시작되면서 활기를 되찾고 있다.
지역의 젊은 예술가들이 빈 점포를 공방과 아틀리에로 꾸몄고, 젊은이의 발걸음이 잦아졌다.
◇ 동화 속으로 떠나는 환상 여행…인천 송월동
개항 당시 각국조계에 속한 중구 송월동은 독일인이 주로 거주한 부촌이었다. 번성하던 송월동은 1970년대 들어 조금씩 쇠락의 길을 걸었다.
젊은 사람들이 새롭게 개발되는 인천 주변 도시와 서울로 떠난 탓이다. 낡은 건물과 노인만 남은 송월동에 중구청의 주거 환경 개선 사업이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다.
2013년 시작된 주거 환경 개선 사업은 2년 남짓한 기간 송월동을 동화마을로 바꿔놓았다.
◇ 젊어진다, 유쾌해진다…충주 성내동
신시가지를 개발하면서 활기를 잃어가던 충주 원도심에 최근 새바람이 분다. 성내·충인동과 성서동 일대를 중심으로 원도심 부활을 꾀하는 움직임 때문이다.
9월 8일 개관한 관아골 청년몰 '청춘대로'가 그 신호탄이다. 저마다 개성을 살린 20여 점포가 입점했다. 성내동과 성서동 젊음의 거리 일대 빈 점포에는 청년가게가 차례로 들어설 예정이다.
◇ 숲길과 옛 골목, 카페거리가 공존하다…광주 동명동
광주 동구 동명동은 숲길과 오붓한 골목, 카페거리가 공존하는 동네다. 마을을 에워싼 푸른 숲길, 오래된 한옥을 개조한 카페와 책방, 근현대사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추억의 골목이 어우러진다.
동명동 카페거리에는 서울의 경리단길에 빗대 '동리단길'이라는 별명까지 생겼다. 동명동 여행은 '푸른길'을 따라 거닐며 가을 산책에 나설 일이다.
◇ 역전의 전성기를 호출하다…영주 후생시장
영주시는 근현대에 영주역과 함께 발전했다. 후생시장은 1955년 당시 영주역 인근에 생겨났다.
적산 가옥을 본뜬 길이 100m 상가 형태가 다른 지역과 구별된다. 처음에는 곡물 시장으로 문을 열었고, 나중에는 전국 단위 고추 시장으로 이름을 떨쳤다.
영주역이 이전하면서 쇠락한 후생시장을 비롯한 옛 거리에 활력을 되찾기 위해 2014년부터 진행한 도시 재생 사업으로 부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