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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광일, 손석희 앵커 "더블루K 사무실 문...국정농단 사태 진실의 문 열었다"

JTBC
©JTBC 뉴스룸 보도화면 캡처

JTBC가 태블릿PC 보도 1주년을 맞아 당시 더블루K 사무실 문을 열어준 노광일 씨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24일 JTBC ‘뉴스룸’에서 손석희 앵커는 "이분이 안 계셨다면 JTBC의 태블릿PC 보도도 없었을 것"이라며 "돌이켜보면 그때 노광일 씨가 저희 기자한테 열어준 더블루K 사무실 문은 국정농단 사태의 실체로 들어가는 진실의 문이었다고 해도 결코 과언은 아니다"고 말한 후 노광일 씨와 전화 인터뷰를 진행했다.

손석희 앵커는 "우선 JTBC가 태블릿PC를 보도한 날은 꼭 1년 전 오늘이지만 노광일 씨 도움으로 더블루K 사무실에서 태블릿PC를 발견한 날은 그날로부터 일주일 전인 18일이었다"며 당일의 기억에 대해 소개를 요청했다.

이에 당시 건물 관리인이었던 노광일 씨는“기자가 처음 찾아온 게 오전 10시쯤으로 기억한다"며 "처음에는 신분을 안 밝히고 4층 이사간 사람들이 어디로 갔냐고 물어서 모른다, 부동산 가서 알아보라고 하고 보냈다"고 했다.

이어 "1시간쯤 뒤에 다시 와서 JTBC 기자증을 보여주더라고요. 그래서 처음부터 JTBC 기자라고 했으면 제가 협조를 했을 텐데 하고 뭘 원하는지 물어봤다”며 "그랬더니 더블루K가 이사가면서 남기고 간 게 없느냐 물어봐서 잡동사니밖에 없을 거라고 하니까 그래도 사무실을 한 번 볼 수 있겠느냐고 해서 제가 사무실 문을 열어서 보여줬는데 고영태 상무가 쓰던 서랍에 태블릿PC가 있었다“고 했다.

노 씨는 "그걸 꺼내서 열려고 하는데 전원이 나가 있고 충전할 곳이 없었다. 그래서 김필준 기자가 가져가도 되겠냐고 해서 가져가라고 했다"며 ”그런데 퇴근시간 무렵에 김 기자가 다시 와서 상당히 중요한 것 같다며 그 자리에 두자고 해 4층으로 같이 가서 그 위치에 도로 놔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때 제가 김 기자한테 좋은 정보가 있느냐고 물으니까 생각보다 좋은 정보가 많다고 해서 다행이다, 하면서 보도나 좀 잘해 달라고 당부해서 보냈다“고 말했다.

또 노광일 씨는 ”다음 날 각 언론사들이 찾아와서 묻길래 모른다고 하고 다 돌려보냈다"며 "그런데 20일에 김 기자가 다시 와서 누가 가져가거나 안에 있는 자료를 폐기할 수 있으니 가져가서 보관하겠다고 해서 그러라고 했다”고 당시 상황을 상세하게 전했다.

노광일 씨는 "저는 보도에 조그만 단서라도 됐으면 하는 그런 순수한 심정에서 뭐라도 도와주고 싶었는데. 그렇게 큰 게 나올 줄은 저도 상상도 못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손석희 앵커가 "더블루K가 이사를 나가서 빈 사무실이었다고 하지만 임차계약 기간은 몇 달 남아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래서 혹시 그 일로 인해서 자칫 곤란한 상황에 빠질 수도 있다, 이것을 생각하지는 않으셨나?"고 묻기도 했다.

이에 노 씨는 "임차계약 만료일이 2017년 1월 13일이어서 더블루K에 묻고 열어주는 것이 맞는데 기자가 왔다고 물어보면 누가 열어주라고 하겠나?" 말하며 "그래서 1차적으로는 건물주가 임차인에게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개인적인 불이익보다는 공적인 가치가 크다고 판단돼서, 판단됐으며 JTBC가 가장 공정한 사실에 입각해 보도할 거라는 생각에 진실을 규명함에 조그마한 도움이라도 됐으면 하는 심정에서 협조를 했다"고 전했다.

또 더블루K 류상영 이사가 12월 8일 JTBC의 입수 경위 보도를 보고서 노광일 씨를 찾아와서 나눈 대화를 전하며 "류상영 이사는 (류 이사에게)제가 부인한 사항을 바탕으로 해서 훔쳐간 걸로 검찰에서 진술했다면서 원래대로 진술하면 안 되겠느냐며 훔쳐간 걸로 해야 법정 증거 능력이 없다고 하고 또 법정에서 관리인이 불이익을 당하지 않는다기에 불이익을 당해도 할 수 없다. 사실대로 진술할 수밖에 없다고 하자 그럼 할 수 없죠. 이렇게 말했다"고도 말했다.

손석희 앵커는 "검찰조사를 받을 때도 다른 언론사 기자들한테는 협조를 안 하고 왜 그러면 JTBC한테만 협조했느냐 집중추궁을 당하셨다고 들었다"며 "뭐라고 묻고 뭐라고 답하셨나?"고 묻기도 했다.

이에 노광일 씨가 "평소 제가 손석희 사장을 존경하고 믿기 때문에 JTBC 기자여서 내가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이렇게 협조한 거라고 진술했다"고 말하자 손석희 앵커는 "감사하고 쑥스럽기도 합니다마는 아무튼 알겠다"고 답했다.

또 손 앵커는 "최순실 씨는 사무실에 자주 온 편이었나? 혹시 최순실 씨가 누구라는 것에 대해서 사전에 아신 적 있나?" 묻자 "보도가 나간 후에 알았다. 그리고 김필준 기자가 태블릿PC 안에 들어 있던 사진을 보여주면서 아는 사람이냐고 이렇게 물어보길래 고영태, 박헌영은 매일 보니까 확실히 알고 최순실은 잘 몰랐다. 그냥 강남의 돈 많은 복부인이 투자하고 한 달에 한두 번 정도 왔다 갔다 하는 걸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손석희 앵커는 "검찰이 수사 결과를 거듭 밝혔지만 아직도 태블릿PC가 최순실 소유가 아니다, 그리고 조작됐다, 이런 얘기들이 일부 세력에 의해서 나오고 있다"며 이런 현상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묻자 노광일 씨는 "저는 저 사람들은 어떠한 과학적인 근거나 진실도 안 믿는다고 생각한다. 오직 정치적인 입장이나 이해관계 때문에 어떤 지금 당장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래서 어떻게 해서라도 막다른 골목에서 벗어나고 싶은 심정으로 그런 거 아닌가 생각이 된다"고 입장을 밝혔다.

"노광일 시를 의인이라고 표현하는 사람들도 있다"는 손석희 앵커의 말에 노 씨는 "과찬이다. 저는 그냥 우연치 않게… 하게 됐는데. 정말 우연치 않은 게 이렇게 크게 돼서 정말 벅차고 감격스럽다. 그리고 제가 촛불집회도 23회 중 한 2회는 불참하고 다 참여했다"고 말했다.

촛불집회에 참여한 심정이 굉장히 특별하셨을 것 같다는 손 앵커의 말에 노광일 씨는 "당시에 진짜 보람되고 희망이 생겨서 모든 우리 촛불 시민들이나 JTBC에게 보도를 잘해 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라고 감사를 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