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세대갈등 실태와 해법을 분석한 보고서가 나와 눈길을 끈다.
8일 대한상공회의소는 '한국기업의 세대갈등과 기업문화 종합진단 보고서'를 통해,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세대별 특징과 갈등 상황 및 원인을 분석하고 조직관리 방향을 제시했다. 보고서는 30개 대‧중견기업에 소속된 직장인 약 1만3000명에 대한 실태조사를 기초로 세대별 심층면접(FGI)을 거쳐 작성됐다.
보고서는 직장 내 세대갈등의 표면적 원인으로 세대 변화를 꼽았다. 1980년대 이후에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가 사회에 진출해 지금의 '2030 세대'를 형성하면서 집단주의 성향이 약해지고 개인주의 성향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실제 이번 실태조사에서도 2030세대는 '조직이 성장해야 내가 있다'거나 '조직을 위해 개인을 희생할 수 있다'는 항목에서 4050세대에 비해 '동의한다'는 응답이 현저히 낮게 나타났다.
이러한 세대별 성향 차이로 인해 윗세대는 2030을 '요즘 애들'로 보게 되고, 아랫세대가 볼 때 4050은 '꼰대'로 비춰져 개인 간 갈등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한상의가 조직구조 진단을 통해 세대갈등에 영향을 주는 요인을 분석한 결과, 근본 원인은 낮은 조직 경쟁력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실태조사에서 직장인들은 본인이 속한 조직 경쟁력을 합리성(44점), 역동성(44점), 공정성(24점), 개방성(20점), 자율성(39점)의 모든 세부영역에서 낮게 평가했다. 세대별 편차 역시 크지 않았다.
업무 역할과 프로세스 등이 모호해 개인 간 갈등이 생기고, 혁신과 학습이 부족하니 리더가 환경변화에 뒤처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비합리적 평가와 보상이 아랫세대의 적당주의를 부르고, 자율성과 권한위임이 부족하니 윗세대와 갈등하게 되며 다양성을 존중하지 않는 경직된 기업문화로 세대 간 벽이 높아졌다.
대한상의 보고서는 세대갈등을 넘어서려면 피상적인 리더십 교육이 아니라 조직의 체질을 '가족 같은 회사'에서 '프로팀 같은 회사'로 개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프로팀의 운영 공식인 '선수가 팀을 위해 뛸 때, 팀은 선수가 원하는 것을 준다'는 원칙을 도입해야 한다는 의미다.
또 '프로팀' 같은 기업문화를 도입하기 위한 방안으로 '5R'을 제시했다. △가치 있는 헌신(Re-establish) △상호존중(Respect) △성과와 결과(Result) △보상과 인정(Reward) △훈련과 성장(Reboot) 등을 기업문화로 정립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박준 대한상의 기업문화팀장은 "조직의 지향점을 프로팀처럼 하면 리더는 프로팀 코치와 같은 역량을 갖추려 할 것이고, 팔로워는 프로 선수와 같이 팀에 공헌해 인정받으려 할 것이다"며 "좋은 조직이란 결국 일하기 좋으면서도 경쟁력이 있는 조직이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