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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집단커닝, 기말고사 앞둔 대학가는 고민중

[재경일보=김미라 기자] 대학가는 기말고사를 앞둔 상황에서 벌어진 집단 커팅 사태에 고민하는 모습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발생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 가운데 치른 온라인 중간고사에서 인하대와 서강대 발 집단 커닝사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2일 대학가에 따르면 서울 소재 주요 대학들은 대면 시험과 비대면 시험이 '안전'과 '공정성' 갈등으로 이어지는 양상을 보이자 학교 차원의 시험원칙을 발표하되 최종적으로는 교수, 강사의 재량에 시험방식 선택을 맡기고 있다.

경희대는 올해 1학기 기말고사를 대면 원칙으로 진행한다. 1학기 중간고사를 비대면 시험으로 치르면서 학내 구성원들 사이에서 공정성 우려가 나온 바 있어 기말고사 대면 원칙을 고수한다는 것이다. 대신 애초 1주일인 시험 기간을 2주로 늘려 학생들의 밀집을 막기로 했다. 대면 시험이 원칙이지만 외국 및 지방에 거주하거나 확진자와 접촉한 경우 등 대면 시험에 응시할 수 없는 학생에게는 과제나 전화 통화를 통한 구술시험 등 비대면 시험 방식도 허용된다.

이에 경희대 총학생회와 일부 학생들은 대면 원칙은 안전을 최우선시하지 않는 처사라며 반발하고 있다.

경희대 건물 방역

성균관대는 비대면 시험을 원칙으로 한다. 성균관대 측은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비대면 시험에서 제기될 수 있는 부정행위나 공정성 우려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침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온라인 시험 시 화상회의 시스템인 '웹엑스(Webex)'를 통해 응시생의 신분과 연습장을 확인하고 시험을 감독한다. 또 시험 변별력과 공정성을 위해 단답형 문제 대신 서술형 문제 위주의 출제를 권장하고, 시험 배점을 줄이면서 과제물 등 다른 평가방식을 병행해 배점을 분산하기로 했다. 최근 발생한 인하대 의대 부정행위 사건과 같은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수강생들의 접속 IP를 추적해 수강생들이 한곳에 모여 시험 도중 답안을 공유하는 행위를 가려내는 방안도 마련했다.

한국외대는 대면 방식 기말고사를 원칙으로 삼으려다가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 확산 사태가 발생함에 따라 시험 방식을 교수, 강사의 재량에 맡기기로 했다. 한국외대 관계자는 "수도권 확진자 수가 늘면서 상황이 복잡해졌다"며 "비대면 시험은 정당하게 평가할 방법을 찾기 어려워 계속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서강대 수학과 한 강의의 중간곻사에서 일부 학생들이 모여 답안 내용을 공유하면서 시험을 치른 것이 드러나 중간고사 성적을 무효로 처리했다.

집단 커닝 문제의 시발점이 된 인하대학교 의과대학의 경우 지난 3월 12일과 22일, 4월 18일 온라인으로 치른 의학과 2개 과목(근골격계·내분비계) 단원평가에서 2학년생 41명이 부정행위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4월 11일 온라인으로 치른 1개 과목(기초의학총론) 중간고사에서도 1학년생 50명이 부정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인하대 의대는 부정행위자 전원의 해당 시험을 0점 처리하고 담당교수 상담과 사회봉사 명령을 동시에 진행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