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대표주자인 비트코인의 시세가 심상치 않다.
23일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32분 기준 전일 종가대비 622만9000원(10.09%) 급락한 개당 5551만5000원을 기록 중이다.
앞서 지난 20일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비트코인 가격이 높은 것 같다고 말한 이후로, 현재까지 비트코인 시장은 출렁거리는 모습이다.
비트코인에 투자했던 테슬라가 시세 급락에 영향을 받으면서 주가가 무려 8.6% 빠졌고, 머스크의 재산도 하루 사이에 152억달러(한화 약 16조9000억원)가 증발했다.
가상화폐 전문 사이트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머스크의 발언 이후 21일 개당 5만8000달러(한화 약 6400만원)로 고점을 높였지만, 22일 하락세로 돌아서는 등 큰 변동성을 보였다.
이러한 가운데, 한미 양국 경제수장의 비트코인 관련 발언도 투자심리에 찬물을 끼얹은 모양새다.
◆ 이주열 "가상화폐 내재 가치 없어…가격변동성 크다"
이날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암호자산(가상화폐)은 내재 가치가 없다"며 "앞으로도 가격 변동성이 클 것이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양향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가상화폐 상승세는 일시적이냐"고 묻자 이렇게 답변했다.
그는 "가격 전망은 대단히 어렵지만, 앞으로 아주 높은 가격 변동성을 나타낼 것"이라며 "암호자산은 내재 가치가 없다"고 말했다.
최근 비트코인의 급등세를 두고는 "인플레이션 헤지(회피) 투자나 테슬라 대표(일론 머스크)의 대량 구매, 기관 투자자들의 비트코인 활용 계획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다"고 분석했다.
◆ 옐런 미 재무 "비트코인 극도로 비효율적…매우 투기적 자산"
이주열 한은 총재에 앞서,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2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주최 '딜북 콘퍼런스'에서 "비트코인이 거래 메커니즘으로 널리 쓰일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옐런 장관은 "종종 불법 금융에 사용된다는 점이 걱정된다"면서 "비트코인은 거래를 수행하기에 극도로 비효율적인 수단이며, 그 거래 과정에서 소모되는 에너지의 양은 믿을 수 없을 정도"라고 지적했다.
비트코인을 채굴하려면 컴퓨터를 이용해 복잡한 수학 방정식들을 풀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어마어마한 전력이 소모된다는 것이다. CNBC방송은 비트코인 채굴에 사용되는 전력 소모량이 뉴질랜드 전체의 연간 소모량과 비슷하다고 전했다.
옐런 장관은 "그것은 매우 투기적인 자산이며 극도로 변동성이 높다는 점을 사람들이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투자자들에 대한 경고도 잊지 않았다.
그는 "투자자들이 겪을 수 있는 잠재적 손실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