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밀양 산불이 발생 나흘째인 72시간여만에 잡혔다.
3일 밀양시 부북면 산불현장통합지휘본부의 현황 브리핑에 따르면, 당국은 이날 오전 10시 주불 진화를 끝냈다.
산림청은 옥교산 부북면 일대 산림 763㏊가 불탔거나 산불 피해를 본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축구장(7140㎡) 1000개 이상의 규모다. 인명·시설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앞서 지난달 31일 오전 9시 25분쯤 밀양시 부북면 춘화리 산 13-31번지 일대 화산 중턱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났었다.
당시 현장에 있던 주민들은 발화 당시 강풍이 엄청나게 불었다고 설명했다. 당시 마을 방송으로 뒷산에 불이 났고 확산 속도가 빠르니 대피하라는 안내가 여러 차례 나왔다.
이날 남상현 산림청장은 주의보가 발령되는 등 건조한 날씨가 원인으로 보인다면서도, 우리나라의 경우 자연 발화는 거의 없어 대부분 부주의로 인한 인위적인 산불이 원인이라고 보면 된다고 언급했다.
또한 5월 말 산불은 나무에서 잎이 나오기 때문에 불보다 연기가 많이 올라오는 특징이 있다고 했다.
이날 밀양에는 건조특보가 내려진데다 산불이 난 오전에는 돌풍에 가까운 강한 바람이 불었다.
창원기상대에 따르면 올해 5월 밀양 강수량은 평년 106.7㎜에 훨씬 못 미치는 3.3mm를 기록했다. 5월2일 3.3mm 비가 내린 뒤 한 달째 비가 오지 않은 것이다.
이에 따라 목재 등 건조도를 나타내는 실효 습도는 33% 수준이었다. 일반적으로 실효 습도가 50% 이하면 건조하다고 본다. 5월 한 달간 평년에 한참 못 미칠 만큼 건조한 상황이 지속돼, 지표층과 산림은 바짝 메마른 상태였다.
특히 산불 지역의 나무가 소나무와 같은 침엽수가 대부분이라 진화 작업이 어려웠다. 특히 송진은 불이 잘 붙고 화력이 강한데다, 바람에 날려 다른 지점으로 확산되기도 더 쉽다.
당국은 산불 지역 가까이 다양한 담수지가 있고 공중과 지상에서 입체적으로 진화할 수 있어 바람만 잦아지면 주불 진화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순간풍속 초속 11m의 강한 바람이 낮 동안 계속되고, 봄이 되면서 돋아난 나뭇잎이 타면서 연기가 많이 발생해 진화를 방해했다.
강한 바람과 함께 불길은 처음 시작된 산 중턱에서 능선을 따라 계속 번졌다.
이날 오후 5시 기준 산불 피해면적은 187ha, 진화율은 14%에 그쳤다. 4시간 후인 오후 9시 기준 피해 면적은 251ha로 늘었고, 진화율은 41%를 기록했다.
산불은 계속 이어져 사흘째인 2일 오전 9시 피해면적은 676ha, 진화율은 45%에 그쳤다. 건조한 날씨에다 짙은 연무, 수시로 변하는 바람 방향 탓에 진화가 더디고, 불을 끈 일부 지역에 산불이 되살아났다.
산림청은 발화 사흘째인 이날 일출 직후부터 헬기 53대와 산불진화대원 2천450여 명을 산불 현장에 집중적으로 투입했다.
전날까지 심했던 연무가 이날은 심하지 않아 45%에 머물던 진화율이 크게 높아졌고, 오후 9시 기준 진화율은 90%까지 올랐다. 이후 나흘째인 다음 날 주불을 모두 잡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