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 장관이 11일 오후 통신3사 CEO와 취임 후 처음으로 만나 현안을 논의하고 '5G 중간요금제'의 조속한 출시를 당부했다. 이날 오전 이동통신 시장의 지배적 사업자인 SK텔레콤[017670]은 중간요금제 출시 신고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기정통부는 이 장관이 이날 오후 서울 대한상공회의소 회의실에서 SK텔레콤 유영상 사장, KT[030200] 구현모 사장, LG유플러스[032640] 황현식 사장과 간담회를 갖고 5G 요금제 다양화, 5G 커버리지 확대 및 품질개선, ICT 신산업 등 투자 확대 등 여러 통신정책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모두발언에서 "최근 통신사의 AI반도체 및 인재양성, 데이터 등 미래를 대비한 신산업 투자는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대내외적인 경제환경이 매우 어려운 상황에서 통신3사가 정부와 힘을 합쳐 함께 경제위기 극복에 힘써 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최근 공공요금 인상과 소비자 물가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경제뿐만 아니라 국민들의 민생안정도 절실한 상황"이라며 "국민 필수재인 통신서비스의 접근권 제고 및 선택권 확대를 위해 이용자 수요에 맞는 5G 요금제가 출시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고, 농어촌 지역에서 5G 서비스를 원활히 이용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투자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장관은 네트워크의 고도화와 지속적인 발전환경 조성 및 국민 편익을 위해 28㎓ 대역 활성화, 오픈랜(Open RAN·개방형 무선접속망) 생태계 조성, AI·데이터·클라우드 등 디지털 기술·서비스 개발 등을 위한 통신사의 적극적인 노력도 주문했다.
이 장관은 간담회에서 현안을 논의하면서 "5G 요금제가 소량과 대량 데이터 요금제로 한정돼 있어 이용자의 데이터 이용량을 고려한 이용자 수요에 맞는 중간요금제 출시가 필요하다"며 빠른 시일 내 검토를 끝내고 5G 중간요금제가 조속히 출시될 수 있도록 해줄 것을 통신3사에 당부했다.
간담회에서는 연내 5G 커버리지 전국 85개시 모든 동 및 주요 읍·면 확대, 신속한 농어촌 공동망 구축과 상용화 추진, 실내 5G 품질 개선 노력에 대해 논의가 이뤄졌다.
또한, 28㎓ 대역과 관련, 다가올 6G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당장 수익으로 연결되지 못하더라도 미래를 내다보고 28㎓ 활성화를 위해 지속적인 투자 노력을 기울이고, 28㎓ 기반 지하철 와이파이도 차질없이 구축될 수 있도록 노력하자는 논의가 있었다.
이 밖에 인프라 및 신산업에 대한 투자 확대와 오픈랜 생태계 조성 등을 위해 노력, 통신망 안정성 강화, 엄격한 네트워크 작업관리 수행 등 사고예방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이 장관은 "통신은 국민의 일상 삶에서 떼어낼 수 없는 필수 서비스로, 국민과 함께 성장하고 나아가야 할 산업"이라며 "간담회에서 나온 의견들이 하나하나 잘 실천될 수 있도록 당부하고, 앞으로 정부와 통신사가 긴밀하게 협조하며 여러 현안을 풀어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SKT는 이날 오전 중간요금제 출시 신고서를 과기정통부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SKT가 월 5만9천원에 24GB 데이터를 제공하는 방안을 제출했다는 관측이 과기정통부 안팎과 업계에서 나오고 있으나, SKT나 과기정통부는 공식 확인해줄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최근 5G 이용자들의 데이터 이용량은 월평균 23~27GB이지만 현행 5G 요금제에는 이에 잘 들어맞는 것이 없고 절반에 불과한 10~12GB(5만5천원)와 5배 수준인 110~150GB(6만9천~7만5천원) 위주로 구성돼 있어, 평균적인 소비자들이 더 높은 요금제를 '울며 겨자먹기'로 써야만 한다는 지적이 있어 왔다.
이 때문에 소비자단체 등에서는 월 6만원 이내에서 20∼50GB를 제공하는 요금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으며,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중간요금제 도입 방침을 올해 4월에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