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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친환경 규정 공식화…실현 가능성 논란 지속될 듯

환경부가 대통령 업무보고를 통해 원자력 발전을 녹색분류체계에 포함하기로 했다.

환경부는 18일 오후 윤석열 대통령에게 원전을 활용하기 위한 기반 마련을 위해, 온실가스와 미세먼지를 줄이는 측면에서 강점을 지닌 원전을 한국형 녹색분류체계에 포함하는 업무계획을 보고했다.

한국형 녹색분류체계(K-Taxonomy)는 친환경 및 저탄소 등 녹색 경제활동에 대한 원칙과 기준이다. 환경부는 이달 말까지 관계부처와 협의를 거쳐 내달 초까지 초안을 발표하고, 추가 의견수렴을 거쳐 9월 중 확정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 11일 유럽연합(EU)에서는 녹색분류체계(EU taxonomy) 원전 포함안이 이사회를 통과해 내년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환경부는 사고 저항성 핵연료 적용,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분장 건설 등 EU에서 부여한 안전기준을 토대로 국내 실정에 맞게 적용하기로 했다. 또 이를 통해 금융권의 녹색투자를 유인할 계획이다.

환경부는 과학적이고 실현 가능한 탄소중립 이행을 위해, 새 정부 에너지 정책방향과 연계해 원전의 역할을 늘려 발전 부문의 온실가스를 최대한 줄이겠다는 입장이다.

이를 통해 확보된 배출 여유분을 산업·민생(건물·폐기물) 부문에 안배하는 등 부문별 감축목표의 실현 가능성을 높인다는 것이다.

환경부는 전문가 검토와 폭넓은 의견수렴을 거쳐 부문별 감축목표 재설계(안)을 도출한 후, 내년 3월까지 '제1차 국가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계획'에 반영할 계획이다.

윤석열 대통령, 한화진 환경부 장관
▲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청사에서 한화진 환경부 장관으로부터 부처 업무보고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업무보고를 받은 윤석열 대통령은 탄소 중립의 목표치는 유지하되 구체적인 부문별·연도별 로드맵은 산업 경쟁력과 과학기술, 현실적 여건을 고려해 면밀히 설계하기를 바란다고 주문했다.

또한 산업계의 현실을 감안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환경 정책이 필요하다며, 이념과 구호가 아니라 과학에 기반을 둔 합리적 환경 규제를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한편, 원전 친환경 규정 여부는 그동안 찬반이 팽팽한 사안이다. 이번 업무보고를 두고 환경 주무부처가 사회적 합의 없이 전 정부 정책 뒤집기를 추진한다는 지적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단체 녹색연합은 환경부가 안전성을 확보할 수도, 현실적이지도 않은 방안을 과학적이고 실현가능한 탄소중립 이행 과제로 표방하고 있다고 논평했다.

녹색연합은 사고 저항성 핵연료는 기존 핵연료의 설계구조를 바꾸지 않고서는 적용이 불가능할뿐더러, 아직 상용화되지도 않은 기술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고준위핵폐기물 처분장 부지와 운영계획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기준 역시 수십년 째 처분장 건설을 둘러싸고 격한 사회적 갈등만 유발된 채 해법이 없었던 점을 볼 때 비현실적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