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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또 중국 눈치, 대만 납품업체에 중국산 적어라

애플이 대만 협력업체들에 '대만산' 대신 '중국산'을 공급물품에 표기할 것을 요청했다고 일본 니케이아시아가 8일 보도했다.

이 매체는 중국으로 가는 이들 업체의 제품이나 부품의 원산지를 '대만, 중국'(Taiwan, China) 또는 '중화 타이베이'(Chinese Taipei)로 표시했는지 신속히 검토하고 그렇지 않으면 수정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애플이 중국을 주요 시장으로 삼고 있어 중국 당국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애플의 이 같은 단속은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지난 2일 대만을 방문한 뒤 중국과 대만,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고조된 가운데 나왔다.

애플
[로이터/연합뉴스 제공]

중국은 대만을 독립국이 아닌 자국 일부로 간주하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내세워 미국 의전서열 3위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에 크게 항의했다.

과거에도 중국은 대만을 중국의 일부로 보지 않는 각국 정부나 기업의 태도에 반발하고 보복을 가하기도 했다.

제품 상자나 수입신고서에 '대만산'(Made in Taiwan) 또는 대만의 공식 명칭인 '중화민국'(Republic of China)이 들어가면 제재를 받을 수 있다.

니케이아시아는 그런 표기가 붙을 경우 중국이 최고 4천 위안(약 77만 원)의 벌금이 부과되거나 최악의 경우 운송을 거부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애플의 이번 요청은 아이폰 조립업체인 대만 페가트론의 한 고위 임원이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주최한 오찬에서 펠로시 하원의장을 만난 다음 날 중국이 페가트론의 중국 쑤저우(蘇州) 공장을 점검한 뒤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