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중국 제품에 부과되는 고율 관세를 철회할지에 대한 결정을 보류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사안을 잘 아는 소식통 3명은 바이든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집권기에 중국에 부과한 고율 관세를 면제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최종 결정을 연기했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중국 고율 관세가 미국 우선주의와 대중국 강경론을 기치로 내건 전임 트럼프 정권의 정책이지만 작년 취임 이후 다른 대외정책과는 달리 이 내용은 전혀 건드리지 않았다.
블룸버그 통신은 그동안 바이든 행정부는 전략적, 경제적 경쟁국으로 간주하는 중국을 겨냥해 지렛대를 유지하려고 고율 관세를 유지해 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소비자 물가가 치솟자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중국 제품에 대한 관세를 낮춰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중국 수입품 가격을 낮추면 고물가에 위협받는 민생이 안정될 수 있다는 주장 속에 그간 고율 관세를 철회하라는 수입업계의 목소리도 예전보다 힘을 받았다.
바이든 행정부 내에서도 일부 품목의 고율 관세 철회가 물가상승 억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나왔으나, 그런 대책이 실제로 얼마나 효과를 거둘 수 있겠느냐는 회의론도 있었다.
바이든 대통령이 고율 관세 완화 결정을 보류한 데에는 올해 11월 중간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한 정치적 고려가 작용했다는 관측이 나왔다.
블룸버그 통신은 중간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중국이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이로울 것으로 비치는 행보는 선거에 도움이 될 게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고율 관세 철회와 관련해 어떤 결정을 내리더라도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에는 리스크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미국인의 중국에 대한 반감은 트럼프 집권기에 이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게다가 미국과 중국의 정치적 갈등도 대만 주권 문제와 중국 내 인권문제, 남중국해 영유권 논란 등을 둘러싸고 계속 악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