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금강산 관광지구에 있는 남측 시설인 '고성항 횟집'을 철거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18일 위성사진 서비스 '플래닛 랩스' 사진을 분석한 결과, 지난달 중순쯤 고성항 횟집이 해체돼 콘크리트 잔해로 바뀌었다고 전했다.
지난 8월 28일 위성사진에서는 건물의 갈색 지붕이 분명히 보이지만 9월 1일부터 지붕이 뜯기기 시작했고, 지난 17일에는 회색 콘크리트만 남았다.
고성항 횟집은 현대아산 소유로 일연인베스트먼트가 운영을 맡았던 시설이다.
고성항 옛 통행검사사무소 건물을 개·보수해 236석 규모로 2003년 12월 개업했으며, 수족관을 갖춰놓고 북한 개선무역총회사가 직접 공급하는 활어를 금강산 관광객들에게 제공했었다.
하지만 2008년 7월 남측 관광객 피격 사망 사건이 발생하면서 금강산 관광이 중단됐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하노이 노딜' 이후인 2019년 10월 금강산 시찰 과정에서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 시설을 싹 들어내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북한은 올해 들어 남측 시설에 대한 본격적인 해체 작업에 나서 3월 현대아산 소유의 해금강 호텔, 4월에는 아난티 골프 리조트를 해체했다. 또 온정각과 금강산문화회관, 구룡빌리지 등의 철거 동향도 있는 것으로 정부는 파악하고 있다.
통일부는 북한의 남측 시설에 대한 무단철거 동향을 엄중하게 주시하고 있다며, 우리 재산권에 대한 불법적 침해에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정부는 우리 측의 거듭되는 경고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우리 재산권에 대한 불법적 침해를 계속하고 있는데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우리 측 재산에 대한 철거 행위는 명백한 남북 합의 위반"이라며 "북한은 지금이라도 이러한 일방적 행동을 즉각 중단해야 하며 이와 관련한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북한에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