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테슬라 및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와 화상 면담을 하고 투자를 요청했다.
이에 머스크는 "한국을 최우선 투자 후보지 중 하나로 고려하고 있다"며 한국 부품이 우수하다고 평가했다.
23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약 30분 동안 머스크와 화상 면담을 했다.
당초 윤 대통령은 지난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와 'B20 서밋' 참석을 계기로 머스크 CEO와 대면할 예정이었으나, 머스크 CEO의 현지 방문이 취소되면서 화상면담으로 대체됐다.
윤 대통령은 테슬라가 아시아 지역에 완성 전기차를 생산하는 기가팩토리(Gigafactory)를 건설하려는 계획을 청취했으며, 한국이 보유한 세계적 수준의 자동차 산업생태계와 투자 여건을 설명하면서 "한국에 투자해달라"고 요청했다.
윤 대통령은 머스크 CEO에게 "한국을 기가팩토리 건설 후보지로 긍정적으로 검토해달라"고 말했다고 최상목 경제수석이 브리핑에서 전했다.
최 수석은 기가팩토리 유치 가능성에 대해 "테슬라가 의사결정할 문제로,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다"며 "적절한 시기 좋은 결과가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또 전기차 시대를 개척하고 있는 테슬라와 세계 최초 궤도발사체 재활용 등에 성공한 스페이스X의 혁신적인 성과를 높이 평가했다.
아울러 올해 6월 독자 기술로 발사에 성공한 한국형발사체 '누리호'와 우주항공청 설립 계획 등을 설명하며, 스페이스X와 한국 우주산업 기업들의 협력도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이 과정에서 스페이스X의 위성 인터넷 서비스인 '스타링크'와 관련한 통신 협력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밖에 한국 투자에 걸림돌이 되는 불합리한 규제가 있다면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게 개혁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최 수석은 "정부는 산업부와 코트라를 중심으로 전담팀을 구성해 테슬라와 긴밀히 협력하며, 투자 유치 활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머스크 CEO는 "한국을 최우선 투자 후보지 중 하나로 고려하고 있다"며 "아시아 후보 국가들의 인력 및 기술 수준, 생산 환경 등 투자 여건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결정을 내릴 예정"이라고 말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또 "지금도 테슬라가 자율주행이나 인공지능 관련 분야에서 한국의 우수한 부품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며 한국의 전기차 충전 인프라에 대한 적극적 투자 의지도 표명했다.
한국과의 공급망 협력도 대폭 확대해 한국 기업 부품 구매 금액을 올해 57억 달러(약 7조7000억원)에서 내년 100억 달러(13조5000억원) 이상으로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이 스페이스X와 한국 우주산업 기업들의 협력을 당부하자, 머스크 CEO가 적극 동의하는 의사를 표시했다고 최 수석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