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리시 수낙 총리가 빠르면 31일 영국이 인도-태평양 11개국 자유무역권에 가입할 것이라는 기대 가운데 이를 환영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3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영국은 유럽연합에서 탈퇴한 후 새로운 파트너들과의 경제적 유대 강화를 모색하려는 의도로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 경제 동반자 협정(Comprehensive and Progressive Agreement for Trans-Pacific Partnership, CPTPP)에 가입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수낙은 30일 런던 북쪽 옥스퍼드셔에 있는 영국 원자력청(UK Atomic Energy Authority)을 방문하는 동안 기자들에게 "CPTPP에 대한 협상에서 환상적인(fantastic) 진전을 이뤘지만 아직까지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또한 "하지만 한 걸음 물러서는 것은 브렉시트의 큰 이점이며, 이로써 우리는 세계적으로 흥미로운 무역 거래에 서명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라고 말했다.
영국은 5년 전 CPTPP가 결성된 이후 첫 번째 새로운 회원국이 될 것이다. 다른 회원국으로는 브루나이, 칠레, 말레이시아, 멕시코, 뉴질랜드, 페루, 싱가포르, 베트남이 있다.
영국은 이미 11개 회원국 중 절반 이상과 양자 무역 협정을 맺었지만, 이 협정에 가입하면 세계 경제 생산량의 약 13%를 대표하는 국가연합과의 무역이 더욱 수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CPTPP 가입은 수낙 정부에게 있어 3년 전 영국이 EU에서 탈퇴한 이후 영국의 최대 파트너인 EU와의 급격한 무역 감소로 인한 경제적 영향을 반전시킬 수 있는 중요한 기회로 보인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분석했다.
무역 장관들은 30일에 회의를 열어 영국의 회원국 자격에 승인을 내릴 것으로 예상되며, 31일에 발표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브렉시트 이후 영국은 중국에 대항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올해 초 호주 및 일본과 방위 협정을 체결하는 등 인도-태평양 지역으로 외교 정책을 기울이고 있다.
CPTPP 회원 자격은 영국을 이 지역과 더욱 일치시킬 것이며, 식품을 포함한 제품에 대해 CPTPP의 기준을 따를 것을 요구할 것이다. 또한 CPTPP 가입은 영국에게 지역 문제에 대해 더 직접적인 발언권을 제공할 것이다.
컨설팅 회사 플린트 글로벌(Flint Global)의 파트너인 무역 전문가 샘 로우(Sam Lowe)는 자신의 블로그에 "중국은 가입을 신청했고, 아마도 CPTPP 회원 중 상당수에 승인을 설득/강요할 수 있다"라고 썼다.
이어 그는 "영국은 일단 회원국이 되면, 중국에 대해 '아니오'라고 말할 것이다. 이것은 다른 구성원들이 영국 뒤에 숨을 수 있도록 해준다"라고 말했다.
여전히, 영국의 경제적 이득은 제한적이다. 2021년에 발표된 영국의 자체 예측에 따르면, CPTPP 가입은 양자간 거래 협정의 존재로 인해 영국 경제를 0.08%만 활성화시킬 수 있다. 태국과 한국과 같은 다른 나라로 회원이 확대된다면 그 수치는 증가할 수 있다.
유럽 국제정치경제센터(European Centre for International Political Economy)의 영국 무역 정책 프로젝트 책임자인 데이비드 헤닉은 "CPTPP에 새로운 회원국들이 합류함으로써 영국에 향후 이득이 있을 수 있으며, 또한 일본과 싱가포르와 같은 중요한 동맹국과 더 가까워지게 해 개방적인 글로벌 시장을 유지하게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이것은 11개 회원국 중 9개 회원국과 맺은 우리의 기존 자유 무역 협정이 하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대부분 관세 인하에 초점을 맞춰 심도가 '얕은'(shallow) 무역 협정이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