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美 보조금 최대 20조원 기대...독소조항 우려

세계 최대의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인 TSMC가 미 정부에 최대 150억 달러(약 19조 8675억 원)까지 보조금을 신청할 전망이지만 보조금 조항에 담긴 일부 독소조항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TSMC는 애리조나 주에 2개의 칩 공장 건설에 400억 달러(52조 9800억 원)를 투자할 계획이며 이를 위해 60~70억 달러 보조금을 미 정부에 신청할 예정이다.

TSMC의 계획에 정통한 사람들에 따르면 TSMC는 반도체법의 조항에 따라 약 70억~80억 달러의 세금 공제를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이 회사는 상무부가 자격 대상과 조건을 판단하는 폭넓은 재량권을 가진 영역인 보조금을 받기를 기대하고 있다.

WSJ에 따르면 보조금과 세액 공제를 합하면 최대 150억 달러다.

TSMC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제공]

소식통에 따르면 TSMC는 미 정부가 요구하는 일부 지급 조건, 공장에서 얻은 이익을 공유하고 운영에 대한 세부 정보를 제공하도록 요구할 수 있는 규정을 우려하고 있다.

TSMC 회장 마크 리우는 이러한 규정이 미국의 칩 제조 능력을 구축하기 위해 미국과 협력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의 반도체 기업들도 이에 반발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지난달 30일 대만에서 열린 반도체 업계 회의에서 리우 회장은 참석자들에게 "일부 조건은 받아들일 수 없으며 우리는 이러한 조건으로 인한 부정적인 영향을 완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미국 정부와 논의를 계속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그들의 규정이 미국 납세자들을 보호하고 기업이 돈을 예정대로 사용하도록 보장하기 위해 설계된 것이라고 말했다.

상무부 관계자는 기밀 사업 정보를 보호하고 수급 예측을 크게 상회하는 현금 흐름이 있는 경우에만 이익 공유를 기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산업 정책 실험에 들어가면서 칩 제조업체와 바이든 행정부는 미지의 영역에 진입하고 있다. 지난해 반도체법은 약 530억 달러의 자금을 제공했으며, 대부분은 칩 공장을 건설하는 데 사용됐다.

미 행정부는 최근 수십 년간 사실상 반도체 제조업이 아시아에서 이뤄졌으나 미국이 칩 제조 허브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

TSMC는 애리조나 주에 공장 하나를 이미 건설을 시작했으며 또 다른 공장을 계획 중이다. 그 프로젝트가 성공한다면 미 정부 노력의 대대적인 성과 중 하나가 될 것이다.

1억 5천만 달러 이상의 직접 자금 지원을 받는 칩 제조업체들이 예상 수익을 초과할 경우 투자 수익의 일부를 공유해야 한다는 조항이 가장 어려운 협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 상무부는 수익 공유 요건이 예외적으로 면제될 수 있으며, 조건은 개별적으로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나 라이몬도 상무장관은 지난 2월 "우리는 요청하는 어떤 회사에게도 백지 수표를 발행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는 미국 정부가 칩 제조 업체에게 지원금을 지급할 때 조건을 부여한다는 의미이다.

TSMC는 애리조나 프로젝트의 잠재적 이익이 정부에 의해 제한될 경우 경제적 가치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으며, 글로벌 제조 사업장에서 1~2개 공장의 이익을 계산하는 데 문제가 있다고 미국과의 협상에 관해 전통한 소식통들이 말했다.

정부가 TSMC의 재무 및 운영에 대한 광범위한 접근을 요구하는 것은 기업들이 고객 정보를 비밀로 유지하려는 업계에 또 다른 걸림돌이다.

애플과 같은 고객을 위해 TSMC는 세계 최고의 소비자 기술 회사들의 사업 계획 및 제품 청사진을 독점하고 있다. 이 회사는 경쟁사들이 모방하지 못하도록 사용하는 기계와 재료의 종류를 포함한 칩 제조 레시피를 철저하게 보호한다.

TSMC는 그러한 종류의 정보가 외부로 유출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상무부는 보조금 수령 기업들이 약속대로 지원금을 사용하는지 확인해야 하며 규정을 준수하지 않을 경우 반환을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TSMC는 미국 내 막대한 건설 비용을 이유로 미국 정부의 지원금을 원하고 있다. TSMC의 최고 재무 책임자인 웬델 황은 지난 1월 미국의 특정 건설비가 대만의 몇 배 수준이라고 말했다. TSMC 설립자인 모리스 창은 애리조나에서 칩을 만드는 데 대만에 비해 최소 50% 더 많은 비용이 소요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