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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유럽 투자 급감...그린필드 투자 53% 증가

지난해 중국의 유럽 투자가 20% 이상 급감해 1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베를린에 본사를 둔 메르카토르 중국연구소(Mercator Institute for China Studies)와 뉴욕 소재 로디움그룹(Rhodium Group)이 9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유럽 직접투자는 전년보다 22% 감소한 79억유로(87억달러)를 기록했다.

그러나 그린필드 투자는 53% 증가해, 기존의 투자 방식이었던 인수합병 거래를 처음으로 넘어섰다.

보고서의 저자들은 금리 상승,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된 전략적 위험 증가, 중국의 자본 유출 제한, 2022년 대부분 동안 시행된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전략 등 다양한 요인이 급락에 기여했다고 말했다.

세계적으로 중국의 투자 활동은 23% 감소했다.

유럽에서는 투자의 90% 가까이가 영국, 프랑스, 독일, 헝가리 등 4개국에만 흘러갔다. 각각 나라들은 중국 배터리 업체들의 주요 그린필드 투자를 받았으며, 이 업체들이 유럽에서 업계를 장악할 것으로 예상된다.

로디엄 그룹의 아가사 크라츠 이사는 중국 기업들이 유럽에 투자하는 방식에 "큰 변화"가 있다고 말했다.

크라츠 이사는 "투자 규모가 인수에 의해 주도되던 수년이 지난 지금은 배터리 공장을 비롯한 그린필드 투자가 우위를 점하고 있다"라며 "중국 기업들은 유럽의 전기 자동차 공급망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그들은 유럽의 녹색 전환의 주요 주체가 되었다"라고 말했다.

세계 최대의 셀 제조업체인 CATL(Contemporary Amperex Technology Co., Limited)은 올해 동부 독일에 있는 첫 유럽 공장에서 생산을 시작했으며, 고객사 중에 메르세데스-벤츠와 폴크스바겐 등을 가진 헝가리 공장에 73억 유로의 시설을 증설하고 있다.

CATL
[로이터/연합뉴스 제공]

중국이 소유한 엔비전 AESC(Envision AESC)는 스페인과 프랑스에 배터리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며, BMW의 두 번째 유럽 셀 공급업체인 이브에너지(eve energy)는 헝가리 땅을 사들였다.

중국의 배터리 제조업체 에스볼트(SVolt Energy Technology)는 유럽에서 최대 5개의 공장으로 사업 범위를 확장할 예정이며, 이 지역의 자동차 제조업체에 공급하기 위한 협상을 원활하게 진행하고 있다.

독일의 중국 연구 기관 메릭스(MERICS)의 수석 경제학자인 맥스 젠글라인(Max Zenglein)은 변화하는 투자 패턴이 특히 EV 분야에서 중국 기업의 경쟁력을 강조한다고 말했다.

젠글라인은 "그린필드 투자는 규제 검토가 덜하므로, 핵심 인프라나 기술 분야의 인수보다는 덜 경쟁이 된다"라고 말했다.

보고서의 저자들은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 종료로 2023년 중국인 해외 진출 투자가 활성화될 수 있지만, 경제 전망의 불확실성과 지정학적 압력으로 인해 유럽에 대한 중국 투자가 2010년 중반 수준으로 반등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