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2년 만에 처음으로 5% 아래로 둔화됐다. 이에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오는 6월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올라갔다고 로이터 통신이 1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미 노동통계국은 10일(현지 시각) 4월 CPI는 전월 대비 0.4%, 전년 동기 대비 4.9% 올랐다고 발표했다.
노동부는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월별 소비자물가가 휘발유와 중고차 가격 반등뿐만 아니라 고착화된 임대료로 인해 견고하게 상승하는 등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강하다고 설명했다.
이 엇갈린 보고서는 연준이 올해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이라는 금융 시장의 기대를 무너뜨렸다.
샌프란시스코 소재 뱅크오브더웨스트(Bank of the West)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스콧 앤더슨은 "오늘 소비자물가상승보고서는 연준이 6월 금리인상 중단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을 지지하지만 단기적인 금리인하는 지지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 3월 0.1% 오른데 이어 지난달에도 0.4% 상승했다. 이는 경제학자들의 예상과 일치하는 상승률이다.
완강하게 높은 임대료가 인플레이션 상승을 주도했다.
그러나 소비자에게 안도감을 주는 부분도 있었다.
식품 가격은 두 달 연속 변동이 없었다. 식료품점 가격은 지난 3월 0.3% 하락데 이어 4월은 0.2% 떨어졌다. 이는 2019년 7월 이후 처음으로 연속 하락한 것이다.
과일과 채소, 고기, 생선, 계란은 3월에 비해 더 저렴했다. 우유 가격은 2.0% 하락하며 2015년 2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천연가스 가격이 4.9% 폭락하고 전기요금이 두 달 연속 하락하며 4월 휘발유 가격(+3.0%)의 상승폭을 상쇄했다. 3월 휘발유 가격은 4.6% 급락했었다.
휘발유 가격이 오른 데는 사우디아라비아 및 기타 OPEC+ 산유국들의 추가 감산을 발표하며 유가가 반등한 영향이다.
그러나 이후 유가는 연준의 징벌적 금리 인상, 대출 기준 강화, 연방 정부의 차입 한도 증액에 대한 교착 상태 등으로 인해 경기 침체 위험 증가가 휘발유 비용을 낮추면서 유가 하락세가 이어졌다.
지난 4월까지 12개월 동안 CPI는 4.9% 증가했다. 이는 2021년 4월 이후 전년 동기 대비 가장 작은 상승폭으로, 3월 5.0% 상승에 이은 것이다.
연간 CPI는 지난 6월 9.1%로 정점을 찍으며, 1981년 11월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연간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초기 에너지 가격 급등이 계산에서 제외되면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뉴욕 FHN파이낸셜의 크리스 로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균형적으로 볼 때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너무 높으며 월 0.4% 증가해도 다시 2%로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거기에 도달하려면 0.15% 정도의 꾸준한 증가를 볼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인플레이션 지표가 예상치를 초과하지 않았다는 안도감 속에 월스트리트의 주가는 상승했다. 달러가 통화 바스켓 대비 하락했다. 미국 국채 가격은 상승했다.
인플레이션 자료는 지난 5일 고용보고서를 따른 것으로, 4월 고용과 임금 증가가 가속화되고 실업률이 53년 만에 최저치인 3.4%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연준 관리들이 6월 13일부터 14일까지 열리는 정책 회의에서 고려할 두 가지 인플레이션 보고서 중 하나이다.
미국 중앙은행은 지난주 기준금리를 5.00~5.25%대 범위로 25bp(베이시스포인트) 인상했다. 1980년대 이후 가장 빠른 통화정책 긴축정책을 중단할 수도 있다는 신호를 보보냈지만 매파적인 성향은 유지했다. 연준은 2022년 3월부터 정책금리를 500bp 인상했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하면 지난달 CPI는 0.4% 올라 3월 상승률과 일치했다. 4월까지 12개월 동안, 이른바 핵심 CPI는 3월에 5.6% 상승한 후 4월에 5.5% 상승했다.
월별 핵심 CPI는 지난 6월 이후 처음으로 4.4% 상승한 중고차 및 트럭 가격 상승으로 올랐다. 이는 핵심재 가격을 0.6% 상승시켰으며, 3월 0.2% 상승한 후 4월 0.6% 올랐다. 이는 2022년 중반 이후 가장 높은 상승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