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개 은행이 중형 조선사 RG 1건씩, 총 9척 발급 … 총 1조 원 규모 수주 지원
- 역대 최초로 시중·지방은행 모두 중형 조선사 RG 발급 참여
정부와 12개 은행이 의기투합해 우리 조선업계가 글로벌 1위 경쟁에서 수주경쟁력을 확보하고, 수출을 확대할 수 있도록 금융지원을 확대한다.
은행들은 중형 조선사에 선수금 환급보증(RG·Refund Guarantee) 발급을 1조원 확대하고, 대형 조선사들에는 올해 신규 RG 발급 한도를 14조원 부여하기로 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17일 더플라자호텔에서 K-조선 수출금융 지원 협약식을 하고, HD현대중공업과 대한조선, 케이조선 대표 등과 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5대 시중은행(KB국민·하나·신한·우리·NH농협은행)과 3개 지방은행(경남·광주·부산은행), 기업은행과 무역보험공사는 대한조선과 케이조선 등 중형조선사에 대한 RG 공급 확대를 위한 'K-조선 수출금융 지원협약'을 체결했다.
시중은행, 정책금융기관 등 총 12개 기관이 협력하는 데는 치열해지고있는 글로벌 조선 1위 경쟁에서 수주 경쟁력을 확보하고 우리 수출을 확대하기 위해서이다.
이들 9개 은행이 RG 1건씩 총 9건을 발급하고, 이를 위해 무보 특례보증 부보율을 대형사 수준인 95%로 상향했다.
9개 은행은 중형조선사들이 이미 수주한 선박 9척에 대한 RG를 약 3천만달러씩 2억6천만달러(3천611억원) 규모로 지원한다.
RG는 조선사가 주문받은 배를 넘기지 못할 경우 발주처에서 이미 받은 선수금을 은행이 대신 물어주겠다고 보증하는 것이다. RG 발급이 돼야 수주가 성사된다.
무역보험공사는 중형 조선사 RG에 대한 특례보증 비율을 기존 85%에서 95%로 확대해 은행의 보증부담을 기존 15%에서 5%로 낮추기로 했다.
산업은행도 중형조선사들이 이미 수주한 선박들에 대해 자체적으로 2억6천만 달러의 RG를 발급할 예정이고, 향후 수주계약건에 대해서도 1억6천만달러(2천222억원)의 RG를 발급할 예정이다.
시중·지방은행이 모두 함께 중형 조선사 RG 발급에 참여한 것은 역대 최초이며, 특히 5대 시중은행은 과거 조선업 침체로 인한 대규모 RG 손실을 경험한 이후 11년만에 중형 조선사에 대한 RG 발급을 재개하였다.
신한은행은 대한조선이 벨기에 선사로부터 수주한 원유운반선 1척에 대한 1호 RG를 발급했다.
이미 4년 치 일감을 확보한 HD현대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삼성중공업 등 대형조선사들에 대해서는 5대 시중은행과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기업은행 등 8개 은행이 101억 달러(14조원)의 신규 RG한도를 부여했다.
대형조선사들은 최근 고가 선박 수주 호황으로 기존 RG 한도가 거의 소진됐었다.
국내 조선산업은 대형사 중심으로 LNG 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을 대량 수주하고, 4년 치 이상의 일감을 확보하는 등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선박 수출도 올해 1∼5월 104억달러로 전년 대비 57% 증가하면서 수출을 견인하고 있다. 이러한 수주 호황에 따라 조선사는 선박 건조 계약에 필수적인 RG 공급 확대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과거 조선업 침체로 중단됐던 시중은행의 중형 조선사 RG 발급이 재개된 것은 큰 의미가 있다"면서 "앞으로도 조선사의 금융애로가 없도록 지원하고 업계와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점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K-조선 세계 1위 유지를 위한 산업생태계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대형과 중형 조선사의 동반발전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수주-건조-수출에 걸쳐 민관이 원팀으로 총력 지원하는 한편, 내달 중 후발 경쟁국의 추격을 뿌리치기 위한 'K-조선 초격차 기술 로드맵'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협약식 후 이어진 간담회에서 조선사 대표들은 앞으로도 수주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번에 재개된 시중은행의 중형사 RG 발급이 앞으로도 지속될 수 있도록 정부와 금융권의 관심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