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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자영업자 취약차주 연체율 10% 넘어…채무재조정 필요"

최근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이 취약 차주를 중심으로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이 26일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1분기 자영업자대출(가계부채 DB 기준)은 1055조 9천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했다.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은 2022년 2분기 말 0.50%에서 올해 1분기 말 1.52%로 약 3배 수준으로 높아졌다.

특히 자영업자 중 다중 채무자이면서 저소득이거나 저신용인 취약 차주의 연체율이 급상승해 올해 1분기 말 10.21%에 달했다.

이는 가계 취약차주 연체율 9.97%를 상회한 것이다.

취약차주 수 비중도 가계보다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상승하는 모습이다.

한은은 전체 자영업자 대출 가운데 개인사업자 대출을 보유한 차주의 가계대출을 뺀 순수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도 과거 금리 상승기와 비교해 상승세가 가팔라진 편이라고 평가했다.

한은은 그 배경으로 대출금리 상승 폭이 상대적으로 컸던 데다 서비스업 경기가 2022년 하반기 이후 위축되면서 자영업자의 채무상환능력이 크게 저하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개인사업자의 주된 담보대출 대상인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부진했던 점도 연체율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했다.

한국은행
[연합뉴스 제공]

한편, 최근 가계대출과 자영업자 대출의 연체율이 나란히 상승한 것은 평균 연체액보다 연체 차주 수 증가 때문으로 분석됐다.

가계의 1인당 평균 연체액은 2022년 2분기 말 2700만원에서 올해 1분기 말 3400만원으로, 자영업자는 1억400만원에서 1억2200만원으로 각각 늘어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연체 차주 수 비중은 가계가 1.72%에서 2.31%로, 자영업자가 1.57%에서 4.20%로 크게 뛰었다.

한은은 "상환능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하여 연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취약차주의 비중이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상승하고 있으며, 특히 2022년 하반기 이후 신규로 연체에 진입한 차주가 가파르게 증가한 가운데 이들이 연체상태를 상당 기간 지속하고 있는 만큼, 당분간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연체율 상승압력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어 "금융당은 자영업자의 연체규모가 빠르게 늘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매출부진 장기화 등으로 채무상환능력이 크게 떨어졌거나 회생 가능성이 없는 자영업자에 대해서는 새출발기금 등을 통한 채무재조정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라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