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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몬·위메프 미정산액 2100억원…1조원 넘을 수도

티몬·위메프가 앞으로 판매자(셀러)들에게 돌려줘야 할 정산액이 얼마나 불어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들 플랫폼에서 판매자들이 이탈해 상품거래가 사실상 중단됐기 때문이다. 최악의 시나리오에선 미정산금 규모가 최대 1조원 넘게 눈덩이처럼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는 29일 '관계부처 태스크포스(TF) 2차 회의'에서 판매자 미정산 금액을 약 2100억원으로 추산하면서도 앞으로 정산기일이 다가오는 거래분까지 고려하면 피해 규모는 더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티몬 본사
▲ 티몬 본사. [연합뉴스 제공]

구영배 큐텐 대표도 이날 입장문을 통해 "티몬·위메프 고객 피해 규모는 여행상품을 중심으로 500억원 내외로 추산한다"면서도 "판매자 피해 규모는 정확한 추산이 어렵지만 양사가 파트너사들과의 기존 정산 지원 시스템을 신속히 복원하지 못하면 판매자 피해 규모가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번 티몬과 위메프의 환불과 정산 지연 사태는 위메프가 지난 7일 '5월 판매자 대금'을 제때 정산하지 못하면서 시작됐다.

이날 관계부처 TF가 추산한 미정산 금액 2100억원은 지난 5월까지 정산되지 않은 금액에 불과하다.

티몬과 위메프 판매자들에 대한 정산 주기가 2개월 정도인 점을 고려하면 지난달과 이달 판매분도 추후 순차적으로 미정산 금액으로 돌아온다.

위메프는 상품이 판매된 달 말일을 기준으로 두 달 후 7일에 판매자들에게 100% 정산해주고 티몬은 거래가 이뤄진 달의 말일로부터 40일 이내에 판매금을 정산했다.

티몬·위메프는 매달 거래가 발생해 판매액이 입금되면 이 자금을 끌어다가 두 달 전 판매 대금을 정산하는 방식으로 운영해왔기 때문에 최대 두 달간 자금의 미스매치(불일치)가 늘 발생해온 것이다.

티몬·위메프 내부 관계자는 "상품이 판매되면 카드사와 지급결제대행업체(PG사)에 수수료를 내고, 할인쿠폰 등 프로모션 비용을 모두 회사가 떠안았다"며 "미정산 대금이 어디로 증발했냐고 하는데 그 돈을 빼돌린 게 아니고 오랜 기간 손해 보는 장사를 해 돈이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티몬·위메프는 적어도 지난달까지는 표면적으로 정상 운영돼 판매대금이 들어와 5월 정산 대금은 일부 판매자에게 지급됐다.

그러나 문제는 6∼7월 판매대금 미정산 규모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티몬과 위메프 자금 문제가 이달부터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판매자들이 빠져나가 매출이 거의 발생하지 않아 회사로 들어올 자금(판매대금)이 급감해서다.

데이터분석업체는 지난 6월 기준 위메프와 티몬 결제액을 각각 3082억원과 8398억원으로 추산했다.

6월 한 달간 두 회사 결제액을 합하면 1조1480억원에 이르지만 실제 거래액은 이보다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티몬의 경우 대폭 할인해 판매한 상품권 거래액을 제외한 월 거래액은 2000∼3000억원 수준으로 파악됐다.

다만, 상품권 대금은 일주일 이내에 정산이 이뤄지는 점을 고려하면 6월 상품권 거래액 중 상당 부분은 이미 정산이 이뤄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를 반영하면 티몬과 위메프의 6월 미정산 금액은 5000∼6000억원 정도로 추산해볼 수 있다.

그러나 사태가 조기에 해결되지 않고 티몬과 위메프 등 큐텐 산하 기업들의 영업이 정상화하지 않으면 이달 판매대금도 정산이 어려워질 수 있다.

여기에 싱가포르에 있는 모회사인 큐텐과 미국의 위시 등의 계열사까지 합하면 판매자들에게 돌려줘야 할 판매대금은 1조원을 훌쩍 넘길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