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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랠리에 美채권시장에 몰리는 기업들

도널드 트럼프의 대선 승리 이후 '눈부시게' 호황을 누리고 있는 미국 채권 시장을 활용하기 위해 기업 차입자들이 서둘러 미국 채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고 15일(현지 시각) 파이낸셜타임즈(FT)는 보도했다.

LSEG 데이터에 따르면 이번 주에 중장비 제조업체 캐터필러, 바이오제약 회사 길리어드 사이언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등의 기업이 500억 달러 이상의 자금을 조달했다.

이는 은행가들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수치로 일반적으로 기업들이 여름 소강기를 지나 시장으로 복귀하는 9월의 폭발적인 활동 이후 가장 바쁜 한 주였다.

지난주 트럼프의 승리 이후 신용 및 주식 시장이 랠리를 펼치면서 투자자들이 감세로 인해 이익이 증가할 것이라는 베팅을 하면서 미국 국채 대비 기업 차입 비용이 수십 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씨티그룹의 북미 부채 자본 시장 책임자인 존 맥알리(John McAuley)는 "기업들이 철이 뜨거울 때 공격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으며, 지금 철은 정말 뜨겁다”라며 “지난주 선거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시장에 부담을 준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라고 말했다.

미국 투자등급 채권 스프레드(신용등급이 높은 기업이 정부에 비해 차입할 때 지불하는 프리미엄)는 14일 후반 0.8%p로 1998년 이후 최저 수준에 근접했다.

뉴욕증시
[AFP/연합뉴스 제공]

Ice BofA 데이터에 따르면 하이일드 또는 정크 채권의 스프레드는 2.6%p 2007년 중반 이후 가장 좁은 지점을 기록했다.

한 시니어 채권 은행가는 “스프레드가 눈에 띄게 타이트한 수준”이라며 "낮은 차입 프리미엄으로 인해 많은 기업이 내년 초에 계획했던 채권 발행을 앞당기도록 유도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일반적으로 타이트한 스프레드를 활용하기 위해 가장 빠르게 움직이는 은행들이 이번 주 차입에 대거 참여했다.

모건 스탠리의 투자등급 부채 자본시장 글로벌 공동 책임자인 테디 호지슨은 “금융 쪽에 매우 치우친 활동이 있었다"라며 “선거 이후 자금 조달을 계획하지 않은 급격한 움직임이 많지만, 스프레드 거래 측면에서 이를 무시하기에는 너무 좋은 상황으로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은행가들은 시장의 강세를 감안할 때 더 다양한 차입자가 참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매컬리(McAuley)는 “상당한 거래량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라며 “지금부터 12월 중순까지는 바쁜 나날이 될 것이다. 전반적으로 리파이낸싱을 앞당기는 움직임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선거일 이후 미국 주가가 급등하면서 사모펀드와 기타 투자자들이 상장 기업의 지분을 매각하는 등 주식 자본 시장에서도 활발한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