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수출 규제로 미국의 표적이 된 중국 반도체 기업들이 공급망 현지화 속도를 높이겠다고 다짐했으며 최근 장비 비축을 위한 노력 덕분에 생산을 계속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3일(현지 시각) 로이터 통신은 보도했다.
이번 조치는 미국이 3년 만에 내놓은 세 번째 반도체 제재안으로 칩 제조 장비, 소프트웨어 및 고대역폭 메모리에 초점을 맞췄다.
칩 장비 제조업체인 나우라 테크놀로지 그룹과 ACM 리서치를 포함한 140개 기업에 대한 수출이 제한되었다.
베이징 화다 지우톈 테크놀로지로도 알려진 전자 설계 자동화(EDA) 도구 제조업체인 엠피리언은 목록에 포함되더라도 운영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엠피리언은 주식 시장 성명에서 “전체 프로세스 EDA 도구의 현지화 프로세스를 가속화할 수 있는 개발 기회를 잡을 것”이라고 밝혔다.
칩 제조에 사용되는 소재를 제조하는 장쑤 나타 옵토 일렉트로닉 머티리얼은 중국 뉴스 매체 이카이와의 인터뷰에서 재고를 비축했으며 국내 대체품도 만들 것이라고 말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21세기 비즈니스 헤럴드 신문은 반도체 테스트 시스템 공급업체인 베이징 화펑 테스트 앤 컨트롤 테크놀로지(Beijing Huafeng Test & Control Technology)와 같은 다른 업체들은 이미 공급망을 완전히 현지화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중국 당국은이 조치를 “경제적 강압”이라고 불렀지만, 분석가들이 억제가 우려했던 것보다 덜 엄격하다고 말하면서 3일 약간 상승한 칩 제조 주식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국 기술에 중점을 둔 데이터 인텔리전스 플랫폼인 Datenna의 전무이사 마르틴 라서는 미국의 규제는 제조에 외국 장비에 크게 의존하는 중국 반도체 산업의 '가장 취약한 부분'을 겨냥한 것이라고 말했다.
제프리스(Jefferies) 애널리스트들은 이러한 억제 조치로 인해 내년 중국 칩 업계의 자본 지출이 전년 대비 약 30% 감소한 350억 달러(49조 700억원)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다른 분석가들은 중국 칩 회사들이 작년부터 네덜란드 리소그래피 기계 제조업체인 ASML과 미국 공구 제조업체인 램리서치(Lam Research)와 같은 외국산 장비 구매를 늘리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규제가 원하는 효과를 내지 못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중국 세관의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첫 9개월 동안 중국의 반도체 장비 수입은 3분의 1 늘어난 241억 2,000만 달러에 달했다.
리서치 그룹 세미애널리시스의 제프 코치(Jeff Koch) 애널리스트는 “이번 조치는 최첨단 제조업체의 상황을 매우 어렵게 만든다는 점에서 현상 유지에 가깝지만, 기존 규제보다 더 이상 진전을 방해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주요 AI 칩 핵심 부품 제조업체인 창신 메모리 테크놀로지스(CXMT)가 기업 목록에서 제외되자 일부에서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러한 제한이 군사 애플리케이션을 위해 AI를 발전시키거나 미국의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칩에 접근하고 생산하는 중국의 능력을 제한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밝혔다.
NH투자증권의 류영호 애널리스트는 “중국향 매출이 당분간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여 이번 조치로 한국의 칩 부문이 단기적으로 안도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CXMT 공급 업체 인 주성엔지니어링의 주가는 보류중인 제한에 대한 우려로 전 세션에서 거의 7% 하락한 후 오전 거래에서 7.7 %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전체 매출의 약 15%를 CXMT에서 올린 국내 칩 장비 업체 미래코퍼레이션은 올해 들어 지금까지 CXMT와 약 90억원(641만 달러) 규모의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날 오전 거래에서 주가는 1.4% 상승하며 전일 대비 7%의 상승폭을 확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