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의 3대 주가지수가 2024년 마지막 거래일에도 동반 하락하며 부진한 흐름을 이어갔다.
장 초반 주가지수는 모처럼 반등했지만, 오후로 접어들며 하락 반전했다. 연말 결산을 맞아 나오는 차익 실현성 매도세가 이날도 주가를 누르면서 올해 '산타 랠리'는 기대하기 힘들어졌다.
31일(미국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장 마감 무렵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9.51포인트(0.07%) 내린 4만2544.22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25.31포인트(0.43%) 떨어진 5881.63, 나스닥종합지수는 175.99포인트(0.90%) 밀린 1만9310.79에 장을 마쳤다.
이날 하락으로 S&P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4거래일 연속, 다우 지수는 3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게 됐다.
이에 따라 '산타 랠리'에 대한 기대감도 거의 사라지는 분위기다.
산타 랠리는 통상 미국 증시가 연말 마지막 5거래일과 이듬해 1월 첫 2거래일까지 상승하는 경향을 가리킨다.
LPL파이낸셜에 따르면 1950년 이래 S&P500은 이 기간 평균 1.3%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S&P500 지수의 7일 평균 수익률 0.3%를 앞지르는 것이다.
이제 산타 랠리를 위해선 새해 첫 2거래일만 남은 상태다. 하지만 이번 산타 랠리 기간 S&P500 지수의 수익률은 마이너스 2%에 육박한다. 앞으로 이틀 강력하게 반등하면 결과적으로 랠리했다고 볼 수는 있지만 연말 연초에도 낙관론이 이어졌다고 평가하기엔 부족한 부분이 있다.
시장은 연말 결산을 앞두고 차익실현 기조를 유지했다. 이날도 3대 주가지수는 장 초반 올랐으나 결국 하락세로 꺾였다. 낙관론보다는 신중론이 시장에서 더 우세하다는 의미다.
비스포크인베스트먼트그룹의 폴 히키 공동 창업자는 "생각해보면 어느 정도 말이 된다"며 "연말에 시장이 많이 상승하고 새로운 행정부가 들어서면 불확실성이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올해 전체적으로는 뉴욕증시가 뜨거웠다. S&P500 지수는 약 23%, 나스닥 지수는 약 29%, 다우 지수는 약 13%로 연간 수익률을 최종 확정했다.
S&P500 지수는 올해 57번이나 역대 최고치로 하루 거래를 마감했다. 다우 지수는 47회, 나스닥 지수는 38회였다.
한편 S&P500 지수에 속한 종목 중 올해 가장 상승률이 높았던 주식은 빅데이터 분석기업 팔란티어로 연간 상승률이 350%에 달했다.
그 뒤를 이어 텍사스 기반 전력공급업체 비스트라에너지가 262%, 인공지능(AI) 반도체 산업의 총아 엔비디아가 178%의 상승률을 기록하며 올해를 화려하게 보냈다.
나스닥100 지수에 속한 종목 중에선 모바일 광고 서비스 제공회사 앱러빈이 700% 이상의 기록적인 상승률로 1위를 찍었고 마이크로스트래티지가 370% 이상의 수익률로 뒤를 이었다.
반면 인공지능 및 반도체 관련주가 휩쓸었던 올해 주요 기업 중 처절한 패배를 맛본 곳도 있다.
인텔은 올해 주가가 60% 이상 폭락하며 56년 역사상 최악의 한 해를 보냈다. 이번 달만 해도 주가가 약 17% 급락하면서 팻 겔싱어 최고경영자(CEO)는 불명예 퇴진을 하게 됐다.
이날 뉴욕증시에선 거대 기술기업 매그니피센트7(M7)이 모두 하락했다.
엔비디아는 2.33%, 테슬라는 3.25% 하락하며 특히 낙폭이 컸고 알파벳과 메타플랫폼스도 1% 안팎으로 밀렸다.
업종별로 보면 임의소비재와 산업, 기술, 통신서비스, 유틸리티가 하락했다. 에너지는 1% 이상 올랐고 기술은 1% 이상 내렸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 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 1월 기준금리가 동결될 확률은 마감 무렵 88.8%를 기록했다. 연말 연휴 기간을 맞아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무뎌지면서 전날과 큰 차이가 없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05포인트(0.29%) 내린 17.35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