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20일(현지시간) 취임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파나마운하, 덴마크령 그린란드 문제와 관련해 군사력 사용 옵션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취임 2주를 앞둔 트럼프는 외교적 고려 사항이나 미국 동맹국의 우려는 거의 고려하지 않은 채 공격적인 외교 정책의 윤곽을 드러내기 시작했다고 8일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7일 자신의 저택이 있는 플로리다주 마러라고에서 행한 대선 승리 후 두번째 기자회견에서 최근 관심을 피력한 파나마운하와 그린란드의 통제권 확보를 위해 군사 또는 경제적 강압을 배제할 것이냐는 질문에 "두 사안 어떤 것에 대해서도 나는 확언할 수 없다"라고 답했다.
이어 "하지만 경제 안보를 위해 이 두 가지가 필요하다는 것은 말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당선인은 캐나다를 미국령으로 만들겠다는 구상도 내놓았고, 나토 동맹국들에게 훨씬 더 많은 방위비를 요구할 것이며 멕시코만의 명칭을 미국만으로 바꾸겠다고 약속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캐나다 상품에 대한 미국의 지출과 캐나다에 대한 군사 지원을 비판하면서 미국은 이를 통해 아무런 이득을 얻지 못한다고 말하며 양국 간 국경을 인위적으로 그어진 선이라고 불렀습다.
그는 덴마크가 미국 국가 안보에 필수적인 그린란드 매입 제안을 거부할 경우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시사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발언이 있기 직전에 그의 아들 돈 주니어가 그린란드를 비공개 방문하기 위해 그린란드에 도착했다.
덴마크는 자국의 자치 지역인 그린란드는 매각 대상이 아니라고 밝혔다.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7일 늦게 트럼프 당선인의 발언에 대해 “우리가 가까운 동맹이자 파트너 인데 재정적 수단으로 서로 싸우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멜라니 졸리 캐나다 외교부 장관은 X에서 “트럼프 당선인의 발언은 캐나다를 강한 나라로 만드는 요소에 대한 이해가 완전히 부족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우리 경제는 강하다. 우리 국민은 강하다. 우리는 위협에 맞서 결코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호세 라울 물리노 파나마 대통령은 1999년 파나마에 운하 통제권을 넘기기 전까지 운하를 소유하고 있던 미국으로 운하를 돌려주자는 주장을 거부한 바 있다.
은퇴한 미국 외교관으로 현재 애틀랜틱 카운슬 싱크탱크에서 일하고 있는 대니얼 프리드 대사는 트럼프 당선인의 발언은 국력을 영토 확장으로 묘사한 것이라며 그를 “19세기 제국주의자”에 비유했다.
프리드 대사는 "그린란드를 점령하면 나토를 파괴할 것이며, 이는 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과 다를 바가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멕시코만의 이름을 바꾸겠다는 트럼프 당선인의 약속은 북미에서 가장 높은 산봉우리인 데날리 산의 이름을 맥킨리 산으로 바꾸겠다는 이전의 공약을 거듭 밝혔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아메리카 원주민을 기리기 위해 알래스카 산의 이름을 바꾼 바 있다.
일반적으로 미국 지명위원회에서 지명을 정하지만, 대통령이 행정 조치를 통해 지형지물의 이름을 변경하기도 한다고 로이터 통신은 말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나토 회원국들이 국내총생산의 5%를 국방비로 지출해야 한다고 말했는데, 이는 현재의 2% 목표보다 크게 증가한 수치다.
그는 “저는 나토가 5%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디"라며 “그들은 모두 감당할 수 있지만 2%가 아니라 5%가 되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부분의 나토 회원국이 정당한 분담금을 내지 않고 있다고 자주 불평해왔으며, 선거 기간 동안 나토 방위 분담금 증액을 요구했다.
나토는 32개 회원국 중 23개국이 2024년에 국내총생산(GDP)의 2%를 지출한다는 목표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나토 통계에 따르면 현재 미국을 포함한 동맹 회원국 중 국방비에 GDP의 5%를 지출하는 나라는 없다.
폴란드가 GDP 대비 4.12%로 가장 높은 지출을 하고 있으며, 에스토니아가 3.43%, 미국이 3.38%로 그 뒤를 잇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