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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취재] 배달 수수료 갈등, 상생 정책 통할까?

최근 배달 산업에서 배달 수수료를 놓고 플랫폼과 점주의 입장이 갈리는 분위기다.

주된 쟁점은 플랫폼이 가져가는 수수료가 과도하거나 납부할 필요가 없는 수수료까지 요구한다는 주장이다.

이에 기업과 점주 양측의 입장과 최근 플랫폼이 내놓은 상생 수수료 정책에 대한 반응을 정리했다.

▲ 배달 취소 수수료 놓고 플랫폼과 점주 입장차 

현재까지 다양한 의견 대립이 있었으나, 최근 점주들의 가장 큰 불만 사항으로 다가왔던 정책은 ‘한집 배달’과 ‘손실보상’이 시작되면서부터다.

먼저 손실보상의 경우 배달기사가 늦게 오거나 콜이 잡히지 않는 등의 사유로 고객이 주문을 취소·환불하면 손해를 본 점주에게 플랫폼이 보상하는 제도다.

그러나 이 경우 가맹점은 잘못이 없고 배달기사가 오지 않은 경우에도 플랫폼은 가맹점에게 보상해주는 금액에서 배달 수수료를 빼고 정산한다.

기본 플랫폼 이용 수수료는 어쩔 수 없더라도, 배달기사에게 주어져야 할 금액을 플랫폼이 가져가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배달의 민족 가맹점을 운영하는 A씨는 “새벽에도 영업하는 경우 라이더가 없어 취소되는 경우가 빈번한데, 기사가 안 와도 배달비는 나간다. 기존에는 전액 보상해주더니, 갑자기 정책을 바꿨음에도 해당 사실에 대한 고지가 명확하지 않다”라고 말했다.

또 “3만 5000원짜리 음식을 판매했더라도, 고객이 취소했을 때 보전받는 금액은 약 1만 9800원뿐”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배민 고객센터는 “정책 변경이 시행됐던 12월 10일 이전부터 관련 사항을 여러 방법으로 안내하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또 “타 플랫폼과 달리 선제적으로 전액 보상을 실시한 결과, 라이더의 인건비와 식자재 가격 등이 상승하면서 이를 기업이 모두 부담하기 어려워 제도를 개선했다”라고 덧붙였다.

배달의 민족
[연합뉴스 제공]

▲ 플랫폼이 꺼내든 ‘상생 요금제’ 카드 효과는?

한편 수수료 문제로 인해 갈등이 지속되자 배달의 민족을 포함한 플랫폼 기업 측이 비교적 완화된 상생 요금제를 새로 발표했다.

상생 요금제는 각 매장의 실적에 따라 수수료에도 차등을 두는 방식으로, 매출액 하위 20% 매장은 2%, 그다음 상위 35% 미만까지 6.8%, 상위 35%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가맹점만이 기존과 같은 7.8%의 수수료를 부과받는다.

배민은 새로운 요금제 도입으로 인해 경영난을 겪는 자영업자의 부담을 줄이고 합리적인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요금제와 프로모션에 대한 항의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대표적으로 공정한플랫폼을위한사장협회는 상생 요금제 개편 시기와 맞물려 종료되는 ‘울트라콜’ 상품에 이의를 제기했다.

울트라콜은 배민 사업 초기부터 운영했던 정액제 상품으로, 플랫폼을 통해 라이더를 배차받지 않고 자체적인 배달 인력을 보유한 사업자가 주문을 중개 받기만 하는 방식이다.

월 8만 원의 가격을 지불하면 원하는 지역에 깃발을 꽂고 지역 내 거주하는 주민에게 가게를 홍보할 수 있어 주로 프랜차이즈 매장이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해당 요금제가 사라지면서 앞으로는 모든 점주가 배민 플랫폼에 입점하기 위해서는 평균 6.8% 수수료를 지급하는 ‘오픈 리스트’로 전환하게 된다.

공정한플랫폼을위한사장협회 관계자는 “특히 지방에서 소규모 점포를 운영하는 경우 대부분의 주문이 배달로 처리되기에 건당 수수료로 바뀌면 이로 인한 지출이 월 8만 원에서 백만 원 가까이 뛸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배민 관계자는 “울트라콜 폐지는 이를 사용하지 않는 점주들과의 형평성을 맞추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울트라콜 폐지가 모든 프랜차이즈에 손해를 끼치는 것은 아니며, 관련 후속 조치를 논의 중이다”라고 전했다.

자체 배달 프로세스를 가진 업체 [연합뉴스 제공]
자체 배달 프로세스를 가진 업체 [연합뉴스 제공]

▲ 서울시, ‘배달 플랫폼 상생지수’ 도입 

갈등이 지속되면서 결국 서울시가 지방자치단체 중 최초로 배달 산업에 개입할 전망이다.

서울시는 과도한 중개 수수료를 완화하고 불공정거래 방지를 위한 자정 노력 촉진을 위해 플랫폼의 상생·공정 노력을 평가하는 ‘배달 플랫폼 상생지수’를 도입한다고 지난 23일 밝혔다.

상생지수는 겉으로 드러난 계약 약관 공정성뿐만 아니라 플랫폼 광고 형태의 보이지 않는 수수료, 수수료율 공개 투명성 등 다양한 관점에서 측정된다.

서울시는 오는 4월부터 수수료 실태조사 등을 위한 용역에 착수하고, 이후 6개월간 불공정 요소들을 지표화해 이르면 올해 연말부터 플랫폼별 상생 정도를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상생지수 개발과는 별개로 배달 플랫폼의 상생거래 지침을 제작·보급해 시장에 기준이 되는 불공정 방지 원칙을 제시할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최근 등장한 손실보상 문제 등 소비자의 배달료가 입점 업체에 부담되는 것은 공정하지 않는 계약 방식으로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또 “상생지수를 공개한 후에도 관련 지침 이행 여부를 확인하면서 자율규제 성과 등을 함께 고려해 추가적인 입법 등 제도 개선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