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영진 기자] 삼성전자가 대학원생에게 소송에서 패하는 망신을 당했다. 삼성전자는 국내 대학원생에게서 받은 디자인을 해외 유명 디자이너의 것처럼 거짓 홍보해 이 같은 망신을 자초했다. 소송에서 진 것보다 거짓 홍보 사실이 드러나 삼성전자의 더 이미지를 구기게 됐다. 법원은 이 같은 삼성전자의 행위는 성명표시권 침해라고 판결했다.
서울서부지법 민사합의13부(박희승 부장판사)는 29일 홍익대 산업미술대학원생 이종길(31)씨가 '저작 인격권을 침해당했다'며 삼성전자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3천만원을 배상하라며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 씨의 기존 디자인을 기본으로 가공한 디자인은 이 씨의 창작물이므로 성명표시권은 원고에게 귀속된다"며 "피고가 원고의 성명을 표시하지 않은데다 제작자가 유명 디자이너라고 적극 홍보해 원고가 디자이너로서의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다"고 말했다.
이씨는 지난 2009년 12월 가전제품에 쓰는 패턴 디자인을 제공하는 협력업체 계약을 삼성전자와 체결한 뒤 직접 디자인한 '바람꽃' 등 디자인을 만들어 넘겼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지난해 8월 이 패턴을 이용한 '지펠 아삭 김치냉장고' 제품을 발표하면서 유명 디자이너 카렌 리틀의 이름을 딴 카탈로그를 제작해 배포하자 이씨는 삼성전자를 상대로 손배 소송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