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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덴셜증권 매각 확정 인수 4파전 예고

미국의 푸르덴셜 파이낸셜그룹이 계열사인 푸르덴셜투자증권이 5년6개월 만에 다시 시장 매물로 등장했다.

KB금융과 한화, HSBC, 롯데가 인수 후보로 거론되는 가운데 증권사 인수·합병(M&A)이 재점화할 전망이다.

푸르덴셜증권은 인수 후보업체 4~5곳에 매각제안서를 발송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푸르덴셜투자증권에 가장 관심을 드러낸 곳은 KB금융지주이다. 또 국내 금융그룹이라는 점에서 볼 때 외국계나 산업계보다 인수에 대한 저항이 적다는 점에서 유리한 고지에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KB지주는 옛 한누리투자증권을 인수해 KB증권으로 변모시켰으나 지주에 어울리는 규모로 키우려고 추가 M&A를 꾸준히 준비해왔다. KB증권은 지점이 없어 소매업무를 취급하지 못하는 만큼 성장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푸르덴셜투자증권 인수는 황영기 전 KB금융지주 회장이 재임 때 적극 추진해왔기 때문에 강정원 KB국민은행장 역시 분위기 전환 차원에서라도 다시 M&A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실제 KB금융지주 대표이사 겸 회장 직무대행을 맡은 강 행장은 지난달 29일 지주 회장 직무대행 취임식에서 "그룹 시너지 창출을 위해 M&A를 적극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앞서 KB지주는 지난 7월 M&A 자금 조달을 위해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KB금융지주 관계자는 "증권사 인수를 위해 자금도 확보해놓고 꾸준히 관심을 둬왔다"며 "실사 등을 통해 푸르덴셜증권의 현황 등을 꼼꼼하게 점검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 금융업계에서는 외국계 은행인 HSBC가 국내 증권사 인수를 추진하며 푸르덴셜증권에도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최정욱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KB지주는 장기 성장전략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증권사를 키워야 한다"며 "푸르덴셜 등의 추가 증권사 인수는 중복 투자에 대한 우려가 있으나 장기적인 성장전략이나 주가 등에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또 산업계인 한화그룹과 롯데그룹도 증권사 인수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그룹은 한화증권을 보유하고 있으나 규모를 더욱 확대하기 위해 추가 M&A에 관심을 두고 있다는 후문이다.

롯데그룹의 경우 꾸준히 증권업 진출을 다각도로 추진해왔으나 아직 신규 설립이나 M&A를 통해 증권업계에 발을 담그지 못한 상황이다.

이미 롯데그룹은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 투자자문사인 코스모투자자문 지분 인수 등을 통해 금융업에도 진출한 상태로, 이를 더 큰 성장의 축으로 삼기 위해 증권사 인수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롯데그룹은 금융당국이 증권사 신규 진입을 허용키로 했음에도 아직 구체적인 움직임을 드러내지는 않고 있다.

금융권 안팎에서 푸르덴셜투자증권은 2000년 전후만 해도 국내 3대 투신사 중 하나로 불리며 특히 투신업계(현 자산운용업계)를 주도했던 전력이 있다는 점에서 인수자들에 매력적인 매물로 꼽힌다.

다만 보수적인 푸르덴셜그룹이 인수 후 신규 투자를 거의 하지 않아 최근 몇 년간 상대적으로 크게 성장하지 못했다.

현재 푸르덴셜투자증권은 자기자본(자본금)과 총자산이 각각 4천200억원(500억원), 8천435억원 규모이며 75개 지점을 확보한 중형급 증권사이다. 푸르덴셜증권은 2008사업연도에 11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으며, 올해 3월 말 기준 임직원 수는 880여명 정도로 추정된다.

또 푸르덴셜증권과 계열사인 푸르덴셜투신운용이 각각 9조원과 11조2천억원 규모의 수탁고를 보유하고 있어, 푸르덴셜증권과 운용을 인수할 경우 증권업계 중위권 진입이 가능하다. 현재 푸르덴셜증권 가격 수준은 5천억~8천억원대로 추정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