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2차 대선 경선 결과 발표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28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대선 출마가 유력해지면서 경선 결과에 대한 관심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김문수·안철수·한동훈·홍준표 후보(가나다순) 중 누가 최종 경선에 올라가고 최종 대선 후보가 될지에 따라 한 대행과의 단일화뿐 아니라 향후 본선 경쟁 구도까지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다.
정치권은 한 대행이 내달 초 공직에서 물러나 대선 출마 선언 시점을 고심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차 경선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면 29일 당 후보가 확정되지만, 과반 득표 가능성이 작게 점쳐지면서 한 대행의 출마 선언도 최종 후보가 선출되는 다음 달 3일 이후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 대행 출마를 지지하며 경선에서 김 후보를 돕고 있는 박수영 의원은 이날 "(한 대행이) 주변에 심경을 다 밝히고 짐을 싸고 있다고 한다"고 밝혔다.
한 대행과 회동할 예정인 정대철 헌정회장은 통화에서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이 전화 와서 '잘 부탁한다'고 했다"며 "한 대행이 나를 찾아오겠다는 것은 출마를 결심했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한 대행의 대선 출마가 상수처럼 여겨지면서 정치권의 시선은 단일화의 파트너가 될 수 있는 국민의힘 후보로 쏠리고 있다.
우선 단일화에 적극적인 김·홍 후보가 국민의힘 최종 대선후보가 된다면 단일화 논의가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종 후보가 되면 한 대행과의 단일화에 나서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김·홍 후보는 단일화 방식으로 2002년 대선 '노무현-정몽준 단일화' 모델을 거론하고 있다.
김 후보는 매일신문 유튜브에서 "노무현·정몽준 단일화 때를 보면 여론조사로, 소위 말하는 원샷 경선을 했다. 그런 신속하고도 이의제기 없는 방식을 택해야 하지 않겠나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 후보는 페이스북에서 "당 후보가 되고도 당내 기득권 세력의 저항으로 정몽준 후보와 단일화에 응했던 노무현 후보처럼 '이회창 대세론' 속에서 나 홀로 분전했던 노무현 후보처럼 국민만 보고 묵묵히 내 길만 간다"고 말했다.
한 대행과의 단일화가 성사되면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 민주당 출신을 비롯한 비명(비이재명)계와의 빅텐트 구성 논의 역시 속도가 붙을 수 있다는 관측이 뒤따른다.
반면, 안 후보와 한 후보는 김·홍 후보와 비교하면 한 대행과의 단일화에 적극성이 떨어지는 모습이다.
안 후보는 SBS 라디오에서 한 대행이 출마를 포기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도 출마할 경우 단일화 방식에 대해 "한쪽에는 이재명 후보를 넣고 한쪽에 우리 후보를 넣어 여론조사를 해서 몇 대 몇이 나오는지 보면 된다"고 말했다.
한 후보는 한 대행과의 구체적인 단일화 방식에 대해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고 있다.
한 후보는 이날 충남 아산 현충사에서 '다른 후보들은 구체적인 단일화 방식을 제안했다'는 기자 질문에 "국민의힘 경선 진행 중 자꾸 그런 얘기하는 것은 좋아 보이지 않는다"며 "패배주의다. 나는 국민의힘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후보의 단일화 관련 입장은 다른 후보와 온도 차가 있는 만큼 국민의힘 최종 후보로 한 후보가 선출되면 한 대행이 출마하지 않거나 출마하더라도 단일화가 어려울 수 있다는 시각이 있다.
한 후보가 윤석열 전 대통령 비상계엄 선포를 비판하고, 탄핵 소추에 찬성했다는 점에서 계엄 당시 국무총리였던 한 대행과의 단일화에 나서기 어렵지 않겠냐는 것이다.
경선 과정에서 '탄핵 찬성' 입장을 명확히 하며 중도 확장성을 내세운 한 후보는 단일화가 자신의 경쟁력을 떨어뜨릴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하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