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에 ‘녹색바람’이 불고 있다.
정부의 저탄소·녹색성장 정책에 발맞춰 은행들이 앞다퉈 내놓은 `녹색예금'은 대박행진을 벌이고 있다. 고금리와 다양한 혜택을 앞세운 은행 예금들은 출시된 지 얼마 되지 않아 1조 원을 돌파하는 히트상품들도 줄을 잇고 있다.
4일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이 지난 8월 24일부터 판매한 `자전거 정기예금'은 한 달여 만에 가입액이 1조 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이 예금에 들면 자전거 상해보험에도 무료로 가입해줘 자전거를 타다가 다치면 보상받을 수 있다. 또 우대금리(0.4%포인트)를 포함해 최고 4.6%의 금리(1년 만기)를 제공해 호응을 얻었다.
우대금리는 통근, 통학을 자전거로 하거나 자전거 이용 서약 때 0.1%포인트, 후불교통카드 기능이 있는 우리은행 신용카드 이용 때 0.1%포인트, 승용차 요일제 참여 때 0.1%포인트 등이 각각 제공된다. 우리은행은 저탄소 녹색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관련 사업 환경단체에 판매수익금의 10%를 기부금으로 출연할 예정이다.
지난 4월 선보인 기업은행의 녹색성장 예금의 실적도 지난 8월 28일 1조 원을 돌파한 데 이어 9월 말 현재 1조5천억 원을 기록 중이다. 이 상품은 3천만 원 이상 가입하면 연 4.5%, 3천만 원 미만이면 연 4.4%의 금리를 줘 인기를 끌었다.
특정 계층을 겨냥한 틈새 상품도 눈길을 끈다. 신한은행은 지난 8월 21일 토지보상금이나 공탁금 등 거액을 일시에 받는 사람들을 겨냥해 최고 4.65%까지 금리를 주는 `프리미엄 토지보상(공탁금) 예금'을 선보였다. 토지보상 관련 세무 및 부동산 무료 상담 서비스를 제공해 현재 500억 원 이상 예치했으며 토지보상이 진행되면 수요가 더 몰릴 것으로 은행 측은 보고 있다.
고금리를 앞세운 한국씨티은행의 프리스타일 정기예금도 히트 상품 대열에 올랐다. 현재 은행권 정기예금 금리가 대부분 4%대인데 반해 이 예금은 2년 만기 연 5.0%, 3년 만기는 연 5.5%의 금리를 주면서 출시 2개월 만에 5천억 원의 실적을 거뒀다.
향후 금리 인상이 예상되면서 일정 기간 단위로 금리가 변동되는 회전식 예금이나 양도성예금증서(CD) 연동 예금도 재테크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국민은행이 9월 1일 선보인 CD 금리 연동형 정기예금에는 한 달 만에 1조512억 원이 몰렸다.
지난 7월 3개월 물 CD 금리가 2.41%에 머물러 있을 때만 해도 외면받았던 CD 연동예금은 8월부터 CD 금리가 본격적으로 상승세를 타면서 시중자금을 끌어들이고 있다. CD 금리는 10월 1일 기준 2.76%까지 올랐다. CD 연동 예금에 1년 만기로 가입하면 3개월마다 CD 금리를 반영해 예금금리도 바뀐다.
1개월, 3개월, 6개월 등의 단위로 금리가 변동되는 회전식 예금도 재테크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신한은행 `탑스회전정기예금'의 경우 8월 중에는 전달보다 잔액이 3조 원가량 줄었으나 9월에는 전달보다 2조 원 이상 급증했다. 회전식 정기예금은 3~6개월에 한 번씩 금리가 변하는 상품으로, 1년 만기에 3개월 회전식으로 가입하면 3개월 이내 예금금리가 오를 경우 3개월 이후부터 인상된 금리를 받을 수 있다.
하나은행이 9월 초 내놓은 `하나 369 정기예금'도 19일 영업일 만에 1조 원을 유치해 화제가 됐다. 정기예금에 가입한 후 매 3개월, 6개월, 9개월 되는 시점에서 중도해지해도 기간별로 높은 수준의 금리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한 점이 인기 비결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