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연말, 급속한 위축을 겪었던 아르바이트 시장이 올 중순에 접어들면서부터 서서히 기지개를 다시 켰다. 보다 전략적으로 아르바이트에 나서는 구직자도 증가했으며, 알바 시장에도 여러가지 이슈가 넘쳐났다. 잡코리아가 운영하는 아르바이트 전문 구인구직 포탈 알바몬은 다사다난했던 올 한해 아르바이트 시장의 핫이슈를 주요 키워드를 중심으로 재 구성, 발표했다.
▶ 불황의 그늘? 생계형 알바
지속되는 경기침체의 영향일까? 아르바이트 구직자의 약 1/3은 스스로를 ‘생계형 알바’로 꼽았다. 알바몬이 지난 달 알바 구직자 1,58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전체 응답자의 34.0%가 ‘생계비 및 주 수입원을 마련하기 위해’ 아르바이트 구직에 나섰다고 응답했다.
▶ 피팅 모델 시급은 1만 7천원
경기 불황으로 일자리 구하기가 최고의 이슈 중 하나가 된 요즘, 아르바이트 급여도 양극화로 들어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알바몬이 아르바이트 공고의 급여를 분석한 결과, 약 전체 90개 직종 중 절반에 해당하는 45개 직종이 시간당 5천원 미만의 급여를 주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가장 급여가 높았던 ‘피팅모델’의 시간당 급여는 16,700원으로 여행 가이드직종의 시급에 4배에 달했다.
▶ 신종플루에 울고 웃은 알바 시장
알바 시장에서는 조류독감, 월드컵 등 사회상황과 맞물려 새로운 풍속도가 생겨나기도 했다. 올해는 신종플루의 확산으로 인해 가장 인기가 많은 주요 서비스 직종의 알바생들이 몸을 사리고, 손님 출입이 빈번한 업체에서는 위생교육, 세정제 및 소독기 비치 등 플루 확산에 대비하는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다.
반면 신종플루로 인해 새로이 생겨난 알바들도 있었다. 주요 공장이나 대기업 등 직원규모가 많은 기업에서는 출퇴근시 체열 감지를 담당하는 아르바이트생을 모집했으며, 각 공연장이나 극장 등에서는 손님에게 손세정제를 나눠주는 알바생을, 손세정제 등 청결용품 및 체온계 제조 업체에서는 늘어난 주문량을 소화하기 위해 생산직 사원을 추가로 모집하기도 했다.
▶ 알바명당 2호선?
올해 전국 각 역세권 중 아르바이트 채용이 가장 활발한 알바 명당은 서울지하철 2호선 인근지역이 차지했다. 알바몬 조사 결과, 2009년 4월 9일 현재 주요 역세권별로 지원 가능한 공고수는 35,557건. 지하철역 1건당 지원 가능한 평균 공고수는 약 55.1건으로 드러났다. 각 노선별로 공고수가 가장 많은 곳은 △2호선으로 7,512건의 공고가 등록돼 전체 역세권의 21.1%를 차지했다.
▶ 알바로 스펙 높여 취업하자, 스펙알바 인기!
‘이태백’, ‘취업재수생’의 시대를 살고 있는 대학생들의 취업준비가 더욱 구체화 되고 있다. 치열한 취업경쟁을 뚫기 위해 대학 고학년생을 중심으로 ‘이색 알바’보다는 ‘스펙 알바’를 선호하는 알바 구직경향이 뚜렷해졌다. 주요 대기업의 사무보조나 실무팀 보조 알바, 대학생 기자단이나 마케터 활동과 같은 참여형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도도 매우 높아지고 있다.
▶ 취업난 속 6개월 이상 장기알바로 눈 돌리는 졸업생 증가
취업난이 심화되는 가운데 졸업생들을 중심으로 ‘6개월 이상 장기 알바’에 대한 관심이 증가한 것도 올해 알바시장의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다. 지난 6월 알바몬 조사에 따르면 총 11만여건의 이력서 가운데 ‘근무기간 무관(35.4%)’을 제외한 이력서의 희망근무기간이 ‘6개월 이상’이 26.5%로 가장 많았다.
▶ 내 주머니 사정 밝히긴 싫어, 몰래바이트!
아르바이트를 경험한 대학생 5명 중 3명은 주변에는 알리지 않은 채 자기 혼자만 조용히 아르바이트를 하는 이른바 ‘몰래바이트’를 해본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지난 8월 알바몬이 조사한 결과에 따른 것으로 아르바이트 대학생의 61.4%가 몰래바이트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 알바생 등쳐먹는 못된 이력서 피싱
올해는 개인정보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된 해이기도 했다. 스팸메일에서 나아가 보이스피싱, 메신저피싱이 기승을 부리더니 급기야 허위 공고를 통해 아르바이트 구직자들의 개인 신상정보를 빼내는 소위 ‘이력서 피싱’까지 등장했다. 주로 인터넷을 이용한 온라인 부업으로 위장한 광고를 낸 뒤 특정 페이지 등을 통해 개인 신상정보를 입력하게 해 수집하거나, 이력서를 무작위로 수집하는 방법 등이다.
▶ 국민 MC유재석, 알바생들에겐 국민 사장님
재치 있는 입담과 겸손한 성품으로 ‘국민 MC’로 사랑 받는 유재석은 아르바이트생들에게도 최고의 사장님 감으로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다. 알바몬이 지난해와 올해 두 차례 실시한 ‘가상 연예인 사장님’ 인기조사에서 유재석이 2년 연속 1위를 차지한 것! 반면 특유의 막말과 독설로 인기를 거두고 있는 김구라는 최악의 사장님 1위에 꼽히는 불명예를 안기도 했다.
▶ 알바로 3억 빚 갚은 알바의 달인
사업을 하다 금융위기로 3억 5천만원의 빚을 진 후, 정규직이 아닌 아르바이트로 이 빚을 모두 갚은 이종룡(49세) 씨의 사연이 화제가 됐다. 10년간 7개의 아르바이트를 하며 쉴 틈 없이 살아온 그의 뚝심과 의지는 취업난과 경제난의 시대에 슬픈 자화상이자, 불굴의 의지가 일궈낸 희망의 메시지이기도 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