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서울 외환 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13원 상승해 1177.9원으로 급등했다. 이로써 환율은 11월 5일 이후 한달 반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섰다.
국내 외환시장에서 원화값이 하락한 이유는 글로벌 시장에서 달러화가 유로화 및 엔화 대비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 금융 시장의 달러 강세 분위기에 더해 주식시장의 조정이 빌미가 되며 국내 시장에서도 투기적인 달러 매수세를 촉발됐다.
유로화나 엔화 대비 달러화는 당분간 강세를 보일 전망이다. 유럽의 신용불안으로 유로화 약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 16일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발표문에서도 드러나듯 FRB가 경기 회복에 대한 자신감을 보이는 등 미국 상황은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민규 한국증권 연구원은 “17일의 달러 급등은 국제 금융 시장의 상황을 빌미로 한 투기적인 거래의 결과일 가능성이 크다”며 “환율이 장기간 상승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는 국내 외환 시장은 그 동안 달러 유동성 부족으로 원화가 저평가됐지만, 달러 유동성이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17일 3개월 스왑포인트가 전일의 2.95원에서 3.4원으로 확대된 것은, 환율은 급등했지만 국내 외환 시장의 달러 유동성 사정이 개선됐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달러 유동성이 악화되면, 외환 스왑 시장에서 sell&buy(현물 매도 선물 매입) 수요는 약해지지만 buy&sell(현물 매입 선물 매도) 수요가 강해지며 선물 환율이 현물 환율 상승 폭을 따라잡지 못해 스왑포인트가 좁혀지는 경향이 있다.
전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은 단기간 내에 다시 ‘하락세’로 방향을 돌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