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랜서 일을 하는 이혜련(30세·여)씨는 얼마 전 쇼핑몰을 통해 평소에 너무나 갖고 싶었던 킬힐을 구입했다. 킬힐이 무릎과 발목 관절에 안 좋은 영향을 준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젊었을 때 안 해보면 언제 해보나"라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고 한다.
외출 때마다 항상 킬힐을 즐겨 신던 그는 폭설과 한파가 이어진 어느 날 때 아니게 몸이 천근만근임을 느꼈다. 병원을 찾은 그에게 선고된 병명은 바로 근육통이었다. 요즘 길거리에 다니는 여성들을 보고 있으면 연예인처럼 온통 패셔니스타들이 넘쳐난다. 추운 겨울에도 초미니스커트는 기본이고, 빙판길을 아슬아슬 걷는 하이힐, 더욱이 한 여성 아이돌 그룹으로 유명해진 찢어진 레깅스 역시 극한의 추위와는 관계가 없어 보인다.
젊은 여성들이 최신 유행하는 아이템을 쫓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하지만, 정작 자신의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 대부분 모른다.
이에 대해 부천한의원 우하나 부원장은 "찬 날씨에 잔뜩 움츠려진 근육의 긴장을 풀어주지 않고 상태를 지속시키게 되면, 어깨 결림, 뭉침 등의 증상이 발생하기 쉽다"고 설명했다.
특히 우 부원장은 "폭설과 한파로 빙판길이 많은 요즘, 아슬아슬한 킬힐은 온 몸에 긴장과 스트레스를 가중시켜 신체 곳곳에 근육통과 손발 저림 등의 증상을 더욱 자주 불러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얼마 전 유명 온라인 쇼핑몰이 지난해 베스트 판매상품을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글래디에이터 샌들이 1위, 찢어진 레깅스가 5위, 컬러 스키니가 6위에 랭크되는 등 연예인이 즐겨 착용하는 패션상품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패션의 선두주자가 될 수 있다면 건강은 잠시 뒷전으로 미룰 수 있다는 젊은 여성의 '강심장'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는 결과다.
그렇다면, 건강과 패션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집에 들어가면 뜨거운 물에 목욕을 하거나 난방.기구 온도를 급격히 높이는 것 보다 근육을 이완시키는 대추를 따뜻한 차로 마셔 몸속을 천천히 데워주면 갑자기 생기는 근육통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
레깅스 역시 다양한 컬러와 마치 찢어진 듯 과감하게 변형된 모양 등을 다양하게 선보이며 인기가 높지만 평소 생리통, 생리불순, 성교통 등의 생식기 질환을 앓는 여성의 경우 레깅스는 물론 함께 코디하는 짧은 스커트는 되도록 피하는 것이 좋다.
우 부원장은 "평소 생식기 질환을 가진 여성은 복진 시 배꼽을 중심으로 원형의 형태로 판판한 덩어리의 형태가 만져지는 것을 알 수 있다"며 "이 경우 혈액순환 장애를 부르는 타이트한 레깅스나 체온 저하의 원인이 되는 짧은 스커트는 질환을 더욱 악화시키고 때에 따라 불임의 원인으로 발전할 수 있어, 되도록 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진정한 패셔니스타라면 계절과 날씨 특히, 건강까지 고려해 멋을 낼 수 있는 감각을 발휘하는 센스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