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션

서울시 ‘녹색장터’ 재사용 문화 확산 기대

버리기는 아깝고 사용하지는 않는 생활용품들이 집에 애물단지처럼 있다면 어떻게 할까? 서울시민의 74%는 쓰레기로 배출하거나 그냥 집에 둔다고 답했다. 그러나 만약 그런 물건들을 사고 팔 수 있는 장터가 집 앞에서 열린다면?

◇서울형 야드 세일, 거라지 세일 

서울시는 시민들 누구나가 집 앞에서 손쉽게 중고물품을 사고 팔 수 있는 생활주변 소규모 나눔 장터인 ‘녹색장터’를 활성화할 계획이다. 이는 미국, 캐나다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야드 세일, 거라지 세일(주말이나 계절이 바뀌는 때 자기 집 차고나 앞마당에서 중고물건을 내놓고 파는 생활장터)과 유사한 형태로 기존 나눔 장터의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재사용 문화를 서울 전역에 확산시킬 것으로 시는 예상하고 있다.

뚝섬 나눔 장터, 서울시 자치구 장터, 위아자 장터 등 기존 서울시에서 개최하던 대규모 나눔 장터는 재사용 문화 확산에 많은 기여를 해왔으나 장소 제약으로 인해 접근성이 부족했으며 이로 인해 이용 시민이 한정됐고 판매품목 역시 운반이 용이한 의류 등이 대다수를 차지해왔다.

지난해 말 서울시에서 실시한 ‘2009 재활용품 분리배출 만족도 조사’ 결과 나눔 장터 방문 경험에 대해 묻는 질문에 미방문 73.3%, 경험자는 26.7%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으며, 집 근처에서 나눔 장터 개최 시 응답자의 88%가 참여의향이 있다고 답했고, 적합한 장소로는 아파트 단지 40.4%, 구청·주민지원센터 22.6%, 학교 20.4% 등으로 나타났다.

올해부터 실시되는 ‘녹색장터’는 서울시민의 ‘생활’로 직접 찾아간다. 1회성 대규모 장터가 아닌 생활주변 소규모 장터를 활성화하여 접근성 향상, 시민참여 확대, 거래품목 증가를 통해 서울시만의 시민문화로 정착시킨다는 것이 기본 방향이다.

◇아파트 부녀회, 주민자치회 등 민간역량 적극 활용

‘녹색장터’는 먼저 아파트를 대상으로 시작된다. 대규모 세대가 밀집되어 있는 아파트를 대상으로 매월 1회 이상 아파트 내 광장, 주차장 등을 활용해 개최할 예정이며 관 주도의 기존 방식을 벗어나 아파트 부녀회, 주민자치회 등이 주도한다.

아파트 부녀회 등 녹색장터 주관단체는 해당 자치구에 신청·접수 절차를 거친 후 해당 아파트 광장 등을 활용하여 매월 지정일 또는 지정 요일(주말)에 녹색장터를 개최하고, 입주민 및 인근 주민은 자유롭게 참여하여 중고물품을 사고 팔 수 있다.

◇2월 16일 이후부터 자치구별 접수 

‘녹색장터’는 1단계로 5월까지 기존 장터운영 아파트 등을 위주로 자치구별 2개소 총 50개소 아파트를 선정하여 시범 운영할 예정이다. 시범운영 기간 동안 다면적인 평가와 문제점을 개선하여 6월부터 본격 운영할 계획이며, 참여를 원하는 아파트 부녀회 등은 16일 이후 해당 자치구 청소행정과로 신청하면 된다.

◇지역특색에 맞는 특화장터 운영, ‘녹색장터’는 서울시민의 생활 

‘녹색장터’는 단순한 중고품 판매를 넘어 다양하고 재미있는 특화장터를 병행한다.

시는 영어벼룩시장, 어린이 백일장과 같은 특정 행사와 병행하고 유아용품, 휴가용품, 교복장터 등 품목별·시기별 장터를 계획하고 있다. 관내 기업체 및 각종 단체들의 참여를 통한 특색 있는 장터도 기획 중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구청과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녹색장터’가 활성화된다면 서울시가 한 단계 높은 자원순환 도시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기타 녹색장터 신청·접수 및 운영방법 등은 서울시 환경협력담당관실(02-2115-7490) 또는 각 구청 청소행정과(재활용팀)로 문의하면 된다.